바람에 뿌리가 들린 나무들을 보았다.
나무는 뿌리 끝에 딱 한 줌의 흙만 움켜쥐고 있었다.
사람들은 과욕이 화를 부른다고 말하지만
나무에겐 한 줌의 흙밖에는 아무 욕심이 없었으니
사람들 말대로라면 화를 멀찌감치 비켜갔어야 했다.
사람들의 말은 맞는 말이 없다.
사람들은 과욕이 화를 부른다고 하면서
욕심 위에 욕심을 층층으로 쌓아올리며 살아가지만
나무는 욕심없이 살다가
바람이 거세게 흔들자
움켜쥐고 있던 그 한 줌의 흙마저 놓아버렸다.
산을 오르고 내리는 동안
여기저기서 그 한 줌의 흙이
무슨 작은 욕심이라도 되는 양
내려놓은 나무들을 보았다.
가끔 바람이 실수를 한다.
인간 세상에서도 그렇다.
과욕이 화를 부른다지만
실제로는 욕심없이 살아온 가난한 자들이 뿌리가 뽑힌다.
4 thoughts on “나무와 흙”
지난 태풍이 엄청 강했나 봅니다.
저도 같은 날 수락산에 올랐는데 누워 있는 나무들이 여럿 있데요.
지날 때 마다 손으로 만지며 짝퉁나무가 위로의 말을 하며 미안해 했었습니다.
말도 마세요.
어찌나 강했는지 딸이 왔을 때 서해로 놀러가려고 했는데
그 태풍에 날려서 동해까지 갔다 왔어요. ㅋㅋ
/나무는 욕심없이 살다가
바람이 거세게 흔들자
움켜쥐고 있던 그 한 줌의 흙마저 놓아버렸다./
나무는 욕심없이 살다가…욕심없이…살다가
자꾸 되뇌여 봅니다..
정말 그래요….정말…
좋은글 감사해요!
나무들이 집단으로 쓰러지질 않고 어느 하나만 쓰러진 걸 보면
나무 하나가 모든 바람을 다 막다가 쓰러진 듯도 했어요.
욕심없이 한줌에 잡히는 흙으로 좋은 작품 보여주시 잖아요.
저도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