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하여
매일 오후 3시
두물머리 강변에서 올리고 있는 미사에서
한 청년이 피리를 분다.
나중에 청년에게 이름을 물었더니
봄눈별이라고 했고
봄과 눈과 별이냐고 했더니
원래 이름은
봄눈이 내리는 밤 홀로 빛나는 별이라고 했다.
봄눈별은 그의 이름을 줄인 것이었다.
악기의 이름도 함께 물었다.
청년은 인디언 플루트, 곧 인디언 피리라고 했다.
악기는 여섯 개의 구멍만을 갖고 있었다.
어떻게 왔냐고 했더니
강이 파괴되는 아픈 현실에 참을 수 없어
매주 금요일마다 두물머리 강변을 찾아
4대강 사업 반대 미사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했다.
금요일에 참여하는 사람이 가장 적다는 얘기를 듣고
매주 금요일날 이곳에 자리하여 미사 중에 피리를 분다고 했다.
금요일에 오면 자신의 연주도 함께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청년이 후우 바람을 피리 속으로 불어넣고
구멍을 막았던 손가락을 떼었다 붙였다 한다.
청년이 흘려보낸 바람은
청년이 손가락을 떼었다 붙였다 할 때마다
열어준 구멍으로 새어 나가면서 음의 고저를 오르내리고
그렇게 하여 때로는 음을 높여 우리의 머리 위로 날아오르고
또 때로는 음은 낮추어
마치 계곡으로 스미듯 우리의 발 아래로 슬쩍 내려앉기도 하면서
조용하게 바람의 노래를 불렀다.
바람은 피리 속을 흘러가면서 노래가 되었다.
흘려보내던 바람을 멈추자 노래도 멈추었다.
청년의 피리가 바람과 함께 노래했다.
강을 그대로 흐르게 하라.
강은 흐르면서 노래부른다.
강이 멈추면 강의 노래가 멈추리라.
영원히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피리와 바람을 생각하라.
피리가 바람을 흘려 노래부르듯이
강은 그대로 흘러 노래 불러야 한다.
벌써 곳곳이 막혀
노래의 태반을 잃어버린 강에게서
더 이상 노래를 빼앗지 말라고
한 청년이 피리 속으로 바람을 흘려보내며 노래부르고 있었다.
제발 강에게서 더 이상 노래를 빼앗지 말라.
6 thoughts on “바람의 노래와 강의 노래”
안녕하세요. 봄눈별입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죄송해요.
어제도 두물머리에 다녀왔고, 매주 금요일에는 어김없이 두물머리에 가고 있어요.
이 사진과 글을 보면서, 연주하는 마음 자세를 다시 다져봅니다.
정말 감사해요.
좋은 글과 사진. 따뜻하고 좋습니다. 🙂
마음에 늘 새겨 놓을게요.
오히려 내가 죄송.
청년이 열심히 하는데 요즘은 별로 가지도 못하고.
사진이 정리되면 나머지 사진은 메일로 보내줄께요.
봄까지는 한숨 돌렸다고 해서 조금 안심하고 있어요.
아하 정말 아름다운 청년이네요.
인디언의 어떤 분위기와도 닮은 거 같습니다.
앞자리 계신분은 플님이신 거 같은데….아닌가요?
눈썰미 정말 대단하십니다.
플님 맞어요.
뒷모습만 보고 어찌 그렇게 안데요.
청년한테서 인디언 필이 난다는 얘기도 정말 있었어요.
봄눈별….줄여서 불러도 너무 이쁜이름이네요
이름처럼 청년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듯 하구요…
이름을 펼치면…봄눈이 내리는 밤 홀로 빛나는 별…^^
두물머리미사에 많이 참례하시는듯 하네요 김동원님은…
봄눈별은 두리반에도 자주 가서 돕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두물머리 미사는 6월의 지방선거 이전에는 자주 갔었는데
그 뒤로는 못갔어요.
지방선거 때 경기도에서 패하는 바람에 아주 어려워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