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잃어버린 반쪽

Photo by Kim Dong Won

물속에 다리의 잃어버린 반쪽이 있었다.
항상 반원으로 허리가 잘렸던 다리는
가끔 그 반쪽을 찾을 때마다 둥근 원이 되어 그득차곤 했다.

—–

2층에 작은 방이 하나 있다.
방을 지키고 있는 것은 옷걸이에 몸을 걸치고 제 멋대로 늘어진 옷들 뿐이다.
나의 그녀는 그곳의 한쪽 구석에서 화장을 한다.
올망졸망 키가 각각인 화장품이 그 곁을 지키고 있고
나는 그녀가 그곳에서 화장을 할 때마다
그냥 얼굴을 치장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닌가 보다.
혹 거울 속에 그녀의 반쪽이 있어
그녀가 그 반쪽이 떠오를 때까지
정성스럽게 얼굴을 만지고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 thoughts on “그녀의 잃어버린 반쪽

  1. 안녕하세요. 사진찍으면서 몇번 뵈었죠? 사진의 다리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다리입니다. 항상 사랑부에 가서 사랑에 가득찬 사람들을 만나니 감사는 제가 사랑부에 드려야할 몫입니다.

  2. 사랑부 교사입니다.너무 아름다운 사진과 글 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네요…..선운사의 홍예 다리만 예쁜 줄 알았는데
    어느곳인지 사진이 예술입니다 홍예가 너무 아름답게 표현된것 같에요…항상 사랑부에 시간 귀한 시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