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도 새벽이 지나가고,
어제도 새벽이 지나갔을 것이다.
새벽은 매일 그렇게 내가 잠든 사이에
소리없이 내 곁을 지나 한낮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오늘은 일이 있어 5시 15분쯤 집을 나섰다.
바깥에 남아있던 어둠이
아직 새벽이 지나가지 않았다고 내게 일러주었다.
볼 일을 끝내고 난 뒤,
그녀와 함께 양수리의 새벽 강가로 나갔다.
그 새벽 추위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바로 앞의 산너머에서 고개를 내밀 태양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그들의 옆에 서서
태양이 솟아오르길 기다렸다.
강은 온통 얼어붙어 있었다.
물은 유동의 액체로 일렁일 때는 바람의 힘을 빌어 문양을 그리더니
얼어붙었을 때는 얼음의 결정으로 문양을 빚고 있었다.
저 멀리 얼음이 범접하지 못한 곳에선 하얗게 김이 솟아 오르고,
그 위론 산이 솟아 있었다.
나는 잠시 강에서 산이 솟고 있다는 환상에 빠졌다.
그리고 산은 자신의 머리맡으로
새벽 하늘을 펼쳐들었다.
그 하늘에선 점점 빛이 밝아오고 있었다.
계곡으로 깊숙이 발을 뻗은 햇볕이 드디어 이 지상에 다다르자
차들이 방금 길어올린 그 이른 햇볕을 잔뜩 머금고,
반짝반짝 빛을 내며 강가를 달려갔다.
해가 솟을 시간이 되자
산꼭대기의 나무들은 일제히 발돋음을 하며
빛이 오는 곳으로 목을 뽑았다.
태양이 고개를 내밀자
이제 나무들은 태양의 하루 행로를 위하여
그의 자리를 하얗게 비워주었다.
나무들이 비워준 자리로
아침 햇볕이 와르르 쏟아져 들어왔다.
세상이 환하게 밝았다.
7 thoughts on “양수리의 새벽 강가에서”
전 다녀 온 적이 있음다~~~
참 좋았져~~~
한 폭의 수채화 보는 것 같습니다….
양평서 출근 할때…그때가 그립습니다..아주 많이요…
언제 일찍 양평의 사나사에서 시작해서 용문사까지 산행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한 10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사진찍을 거 무지 많겠죠. 옛길로 용문사까지 한번 가보고 싶기도 하구요. 새로난 길은 빠르긴 한데 낭만이 없어서…
우와~~정말 대단하세요. 그 새벽에 밖에 나간다는건 전 생각도 못하겠네요.^^
6시에 일어나는것도 힘들다고 뒹굴거리다 꼭 20분쯤 지나야 일어나는데.ㅋㅋ
해가 막 떠오르는 산허리 참 아름답네요.^^
사진찍는 사람들이 무지 많았는데(한 20명 정도), 모두 해가 떠오르기 일보 직전까지만 찍고 다 가버렸어요.
올해 아직 못본 일출을 여기서 보네요.
해뜨는 모습이 너무 이뻐요. 직접 보셨으니 더 큰 감동 이셨을듯…
역시 사람은 부지런해야 돼.
그래도 일출은 바닷가에 가서 봐야죠.
아니면 적어도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보거나.
원래는 새벽에 산행을 해서 근처에 있는 검단산의 산꼭대기에 올라갈 계획이었는데 그만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강가에서 해뜨는 거 보고 들어왔어요.
500mm만 생겨다오. 당장 동해로 달려갈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