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 가로등은
물고기의 일종이 아닌가 싶다.
낮에 잠을 자는 것은 분명한 듯 한데
아무래도 눈을 뜨고 자는 것 같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동그랗게 눈을 뜨고
밤새 흐르는 물로 자신의 잠을 적시듯이
가로등은 그날그날의 하늘빛으로 눈을 적시며 잠을 자고 있는 것일까.
눈을 감고 자는 우리의 잠이야 항상 까맣지만
눈을 뜨고 자는 잠은
밤새 물에 씻기며 투명해지기도 하고,
또 그날그날의 노을빛에 씻기며 날마다 색이 달라질 것만 같았다.
아마도 그런 잠은 유난히 노을이 고운 날이면
조금이라도 더 노을빛에 적셔두고 싶지 않을까.
가로등 너머로 멀리 저녁빛에 물든 하늘이 보였다.
4 thoughts on “가로등 2”
가로등 하나에도 많은 느낌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진찍고 다니다 보면 세상 모든 것이 달리 보일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게 사진의 매력인 거 같기도 하구요.
역시 서울은 도시라 그런지 가로등도 도회적이네요.^^
여긴 고풍스러운 가로등인데.^^
요 가로등은 이상하게 눈알처럼 생겼죠.
게다가 눈썹까지.
아니 눈알이 아니라 안경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