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눈이 많이 내렸다.
가까운 올림픽공원으로 사진을 찍으러 갔다.
아무리 눈이 왔다고 해도
도심의 공원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대상 찾기가 쉽지 않다.
결국 눈에 들어온 것이 눈사람이었다.
공원을 돌아다니며 눈사람들의 표정을 구경했다.
눈사람의 표정이 의외로 다양했다.
로뎅이 만든 것은 아니지만
담배 한 대 물고 생각에 잠긴 눈사람.
눈이 뿅 뚫어지면서
세상 보는 눈이 확 뚫린 눈사람.
그런데 눈은 뚫리면 뚫리는데
입은 그렇게 뚫어놓으면 이를 악다물게 되는 구나.
그리고 눈하고 단추 구멍하고 구별이 안되는 구나.
눈이 단추 구멍만하다는게 괜한 소리는 아니군.
미장원에 들러
뽀글이 파마하고 나온 눈사람.
아줌마 파마도 네가 하니 귀엽구나.
모자쓴 눈사람.
모자 무게에 짓눌려 무지 힘드신 모양.
머리에서, 눈에서, 가슴에서
온통 하트 숑숑 날리는 연인들의 눈사람.
들어갈 때 젊은 연인 둘이서 만드는 것을 보았는데
나올 때 보니 역시 사랑으로 똘똘 뭉쳐서 만들어 놓았다.
부처님 미소를 가진 우리의 전통 눈사람.
미소를 가지려면 눈을 치켜뜨면 안되는 거구나.
약간 눈꼬리를 내려야 미소가 퍼지는 거였어.
눈사람을 만들다
아예 자신이 눈사람이 되어버린 아이.
예쁘게도 생긴 눈사람이네.
8 thoughts on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눈사람들”
눈 보고 부러버서 눈으로 말장난 해봅니다.
귀한 글에 장난한다고 야단치지 마세요.
첫 눈 온 날
눈 맞은 연인과
눈꽃 속에서
피어난 꽃눈 하나
여인의 젖은 눈과
눈물에 녹은 눈물이
눈 속의 꽃눈에 스며들다
년초에 눈오면 그때는 강원도로 나르려구요.
눈사진은 강원도를 가야 하는 거 같아요.
평소에 눈이 작고 쳐졌다고 놀림을 받곤 했는데
눈꼬리 내려간 부처님 미소를 보니 위안이 됩니다..ㅎㅎ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와 눈사람!!!
뽀글파마 눈사람을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요?
궁금하네요…기발해요
웃는 눈사람 하트눈사람…참 재미있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_^*
참 다양하게도 만드는 거 같아요.
덕분에 재미났었죠.
그러고 보니 눈사람은 도톨님이 만드시면 작품 나오겠군요.
앗 어머나… 그기아이구요~
사람들의 마음이 만든 저…서로 다른 눈사람들이
진정 작품이지요…
^^;;
그나저나 눈사람 만들어본지가 넘 오래됬어요
볼이 빨개져서 털장갑에 뚜덕뚜덕 붙은 눈을
바라보며 눈을 굴린지가….
그게 옛날에도 이렇게 다양하게 만들었나 싶더라구요.
아무튼 요즘 사람들이 일색은 벗어난 거 같아요.
눈사람 하나를 만들어도 각자 자기 색을 갖고 만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