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빛을 담는 거대한 그물이다.
맑은 날의 한낮이면
빛들은 거대한 하늘의 바다를 마음껏 유영한다.
빛들이 거칠 것 없이 몰려다니는 한낮의 세상은 환하고 밝다.
가끔 하늘은
마치 어부처럼 구름의 그물을 촘촘히 엮어
하늘의 바다로 던지고
종종 그 그물에 빛들이 남김없이 걸려든다.
빛들이 그물 속에 갇혀 있는 동안
우리의 세상은 온통 잿빛이다.
잿빛은 적막의 색이다.
눈내린 날,
빛의 유영을 잃어버린 세상은
더더욱 적막하다.
세상은 빛을 잃으면서 동시에 소리도 잃어버린다.
그물이 물고기의 씨를 말리며 걷어간 바다 속 또한
그러한 적막만이 그득할 것이다.
하지만 구름의 그물은 종종 불량스러워
그물코가 풀어지고 뜯겨져 나간다.
빛들은 용케도 그 찢겨진 틈새를 찾아내
그곳으로 다시 세상을 향하여 쏟아져 나온다.
그 순간 적막의 세상을 울리는 노래의 환청이 들린다.
노래란 알고 보면 그물을 찢고 구속을 벗어난 해방의 빛이다.
4 thoughts on “구름과 빛”
ㅋㅋ 물고기의 기억력이 5초랍니다.
빛고기는 빛처럼 잊어버릴 듯 ㅎㅎ
그래도 빛의 물고기는 후진을 못해요.
그저 앞으로만 나아간다는.
도망친 빛고기가 올라갈 탑승구가 보이질 않습니다.
설마 그물로 다시 돌아가기야 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