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 3시에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 뜻을 모아 생명평화미사를 엽니다.
1월 9일의 미사는 이상헌(플로렌시오) 신부님이 집전했습니다.
신부님의 노래 실력을 알고 있는 사회자가
미사의 끝무렵쯤 신부님의 노래를 한 곡 청합니다.
신도 중 한 분이 <직녀에게>를 신청했습니다.
정말 그 곡을 불러도 되냐며 신부님이 묻더니
의사를 확인하고는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미사장에 <직녀에게>가 흘렀습니다.
신부님이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노래를 상당히 잘합니다라고 한 말이
여실히 증명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신부님이 이 노래를 배운 것이
군대 시절이었다는 얘기로 노래에 얽힌 사연도 들려주었습니다.
군대 시절, 자신의 밑에 들어온 졸병이 광주의 조선대 출신이었는데
노래를 시켰더니 이 노래를 했다고 합니다.
그때 처음 이 노래를 듣고
그 졸병에게서 이 노래를 배우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신부님이 미사를 <직녀에게>라는 노래로 마무리해 주셨습니다.
노래가 가슴 속에서 뭉클하게 요동을 쳤습니다.
강을 파헤치는 그들에게 포클레인의 소음이 있다면
우리에겐 노래가 있습니다.
신부님의 노래가 있죠.
노래를 부르면서 신부님이 그렇게 말하는 듯 했습니다.
강을 파헤치는 짓은 사실은 강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파헤치는 짓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이 갈대를 흔들고 지나가는 강변을 걸어나올 때
귓전으로 노래 소리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신부님의 노래, 앞쪽이 좀 잘렸어요.
4 thoughts on “직녀에게 – 이상헌 신부님의 노래”
신부님 노래소리가 순수하게 들리네요. 참 잘하시는군요.
창밖 강풍경과 잘 어울려요.
신부님의 <직녀에게>를 들으며 감동받으셨군요.
저흰 이 날 판소리로 룻기이야기를 감동 받았거든요. 그 때 상황이 팍팍 전달되더군요.
짬뽕은 맛있게 드셨는지요. 다음 초대엔 버선발로 달려가리다~
말씀도 아주 좋더라구요.
4대강 사업 반대가 단순히 이명박 정권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내 시각의 뿌리를 새롭게 여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여기서 반대를 한다고 해서 당장 4대강 사업이 멈추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강을 보는 새로운 눈을 얻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명박 정권을 이기는 것이란 얘기로 들리더라구요.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승리할 수 있는 길이 있는 거 같았어요. 이곳에서 좋은 분들 많이 만나는 거 같아요.
두물머리에 다녀오셨군요.
동영상으로 보니 신부님의 노래만 아니라 미사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멋진 신부님이신 것 같습니다.
원래의 미사 장소가 강을 등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강을 마주하는 방향으로 바꾸었어요. 단장도 하고 훨씬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