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의 생명평화미사에 갔다.
성경 구절이 적혀 있는 작은 종이가 있다.
그녀가 하나를 뽑으니 신부님이 읽어보라고 하신다.
그녀가 읽었다.
신부님이 나도 하나 뽑아서 읽어보라고 하신다.
나도 하나 뽑아서 읽었다.
“당신은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쳐 주신 분,
당신 면전에서 저를 기쁨으로 가득 채우실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덧붙였다.
–사도행전의 말씀이구요,
2시 28분에 하신 말씀입니다.
사람들이 와하하 웃었다.
나, 오늘 사람들좀 웃겼다.
그런데 사실 나는 요 구절을 읽으면서
이게 연애 편지 쓸 때 써먹으면 딱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표현을 슬쩍 바꾸어야 할 것이다.
“당신은 나에게 사랑의 길을 열어주신 분입니다.
당신의 면전에 서면 저는 사랑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8 thoughts on “2시 28분의 말씀”
아놔~ 아침에 이거 읽고 완전 빵터졌어요.ㅋㅋㅋㅋ
성경말씀 밑에 그게 다 15시3분, 4시52분 그런 거 였군요.
아~ 신선해요.
전에 모임에서 성경공부를 한데 교회 막 나오신 어느 남자 분이 도통 얘기에 끼질
못하시다가 ‘아브라함’ 얘기가 나오니까 본인도 하실 말씀이 있으시대요.
한참 얘기하시는 걸 듣다보니깐 ‘아브라함 링컨’ 이야기더라구요.
ㅋㅋㅋㅋ
말씀을 그냥 중립적으로만 해도 참을만한거 같아요.
제가 응용을 하면 되니까요.
근데 말씀이 명바구쪽으로 기울어서 명바구를 옹호하고 있으면 참을 수가 없게 되는 듯 싶어요.
일년에 한두번 나가서 스트레스 받다가 이렇게 자주 나가면서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낄낄거리기도 하는 건 처음인 듯.
이 날 신부님이 한 여자분을 태우고 나갔는데 제가 사진을 찍으니까 신부, 늙은 아줌마 차에 싣고 가다고 신문에 내는 거 아니지 그래서 또 한번 웃었어요.
제대로 읽고 표현하신 거죠.
듣는 사람들이 크게 반응했으니까요.^^
뽑기를 잘한거 같아요.
우리들의 시간을 훌쩍 넘어선 말씀들도 많더라구요.
2시 28분, 이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ㅎㅎ
말씀 묵상도 바로 되시고요.
그 날 눈이 넘 많이 와서 가셨을까 했는데 무사히 다녀오셨군요.
워낙 신부님들이 유머감각이 뛰어나다 보니 그런 점은 무지 좋은 듯 싶어요. 무엇보다 갈등없이 앉아 있을 수 있어 가장 좋아요.
오전 2시에 말씀하셨으면 아무도 못들었을 것이므로
정확하게 오후 2시 28분에 말씀하셨습니다로 하셨어야 ㅋㅋ
삼한사온도 옛날 말씀인가 봅니다. 며칠째 강추위가…
올빼미족들이 많아서…
삼한사온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수도가 얼어터지는 집이 많은 걸 보니 춥긴 추운 거 같아요.
언젠가 사무실 화장실의 수도가 얼어서 봄까지 이용을 못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만큼이나 추운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