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마니프 서울국제아트페어가 열리고 있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아이들이 그림 구경을 왔다.
그 중 한 아이가 정원경작의 철물점 사장님을 보더니
냉큼 뒤로 가서 선다.
작가는 작품을 만들면서 머리를 비워 두었으나
아이가 잠시 채워주고 지나간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선생님은 조심스러웠으나
아이들은 즐겁게 작가가 비워놓은 작품의 빈자리를 채워가며
그림과 조각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결국은 선생님도 아이들의 작품 감상법에 마음을 빼앗겼는지
그 중 한 아이를 작품 뒤에 세우고
작가가 비워둔 빈자리를 채워놓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찍는다.
그리고는 내게 보여주었다.
아주 감쪽같아서 아이가 작품 옆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라
아예 작품 속으로 들어가 있는 듯했다.
눈으로 보는데 익숙한 우리는
눈앞에서 보면서도 작품 앞에서 길이 막히곤 하는데
작품과 하나가 되는 법을 아는 아이들은
작품 속으로 자유롭게 드나든다.
어려서 저렇게 작품 속을 자유롭게 드나들면
커서 작품을 눈으로만 보게 되었을 때도
아마 낯익은 고향에 온듯
눈앞에서 보면서도 길이 막히는 법은 없으리라.
2 thoughts on “아이의 작품 감상법”
와… 이거 글 읽지 않고 사진만 봤을 땐 정말 그냥 하나인줄 알겠네요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쳐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아이들이 그림을 어떻게 보는지 살펴보고 우리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