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질 갯벌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2월 1일 충남 보령시의 송학리 해변에서

갯벌은 근육질이다.
그런데도 어찌 그리 말랑말랑할 수 있단 말인가.

밀물 때면 바다가 몰려와
그 근육질의 팔뚝에 매달려 놀다가 간다.
바다가 가고 나서도
갯벌은 단단히 힘을 주며
근육을 울끈불끈 세워놓곤 한다.
그러나 만져보면 말랑말랑하다.
갯벌이 살아있다는 것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죽어있었다면 그 근육을 만졌을 때
단단히 굳어 있었을 것이다.
갯벌은 손을 대면
금방 근육에서 힘을 빼고
말랑말랑해진다.
갯벌은 근육질 몸매로 살아있다.

4 thoughts on “근육질 갯벌

  1. 저렇게라도 물렁한 근육질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고 운동도 시러해서? ㅠ

  2. 갯벌이라 안 하셨으면 도통 뭔지 알아맞추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을 서해안 갯벌이 시인의 언어를 통해 제대로 그려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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