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사랑의 생명력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3월 8일 서울 인사동의 쌈지 갤러리에서

메마르고 건조한 콘크리트 벽위에서
무엇이 살 수 있으랴.
살아있는 것은 무엇이든 발붙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 던져놓아도 살아남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지혜와 현중이가 그렇다고 말하며
염상이와 유경이가 또 그렇다고 말한다.
가파르게 수직으로 세워져 있어
아등바등거리며 손끝에 힘을 주어도
속절없이 미끄러지는 그 가파른 벽 위에
사람들이 빽빽하게 사랑을 새겨놓았고
그들 사랑의 오늘은 어찌되었거나 말거나
그 날의 벽위에서 그들의 사랑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있다.
안녕하신가, 그대들의 사랑은.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사랑할 때는 어디나 던져놓아도 살아갈 것 같은 것이 사랑이다.
심지어 그들의 사랑이 스러져도 사랑의 과거는 살아남는다.
가파르고 메마른 건조한 콘크리트 벽 위에서도.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3월 8일 서울 인사동의 쌈지 갤러리에서

12 thoughts on “끈질긴 사랑의 생명력

  1. 문지가 무사히 귀국햇다니 다행이군요.
    부모님 마음이 얼마나 걱정이 크셨을까요.
    일본이 다시 사태가 진전되지 않고 평온 을 찿아가길 바랄뿐입니다.

    1. 감사합니다.
      동경에 남겨둔 일본 친구가 마음에 걸렸는데
      다행이 오늘 일본 남쪽으로 잠시 대피해 있기로 했다는 군요.
      아이가 무사히 돌아와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빨리 일본이 안정되길 바랍니다.

  2. 아~ 다행입니다.
    잠시 잠시 귀국할 수도 있다는 댓글 내용에
    ‘정말 그게 좋겠다’ 라는 생각이 번뜩 드는군요.

    혹여라도 더 큰 피해 없도록 기도하고,
    도울 수 없는 현실에 다시 한 번 기도합니다.

    저희 가족도 출산 후에 한국으로 들어갈까
    고민 중에 있습니다. 하하~
    가게되면 꼭 만나 뵙고 싶네요.

    1. 일단 귀국했어요.
      원전이 불안해서 계속 일본에 남겨두기가 그렇더라구요.
      자연 재해보다 인간이 만든 문명의 재해가 더 무서운 거 같아요.
      빨리 사태가 진정되길 바라고 있어요.

  3. 지금 방사선 유출문제가 매스컴에서 보도 되는것 이상으로 심각한듯 한데요.
    따님께 약국에 가서 요오드화 칼륨 (ヨウ化カリウム)을 사 놓으라고 전해 주세요.
    화요일 부터 비가 내린다고 하니까 가능한 한 외출을 하지 않도록 주의 주시구요.
    만약을 대비해서 창틀등을 다 봉인 할 수 있는 양의 테잎을 사 놓으라고 전해 주세요.
    전력이 부족한 생태라 언제 다시 정전이 될지 모르니 손전등이랑 생필품 물 등을 사 놓으라고 전해 주세요.
    이미 잘 준비 해 뒀을거라 생각하지만 노파심에 말씀 드립니다.

    네 한국에 가면 꼭 뵈요..

    1. 오토님도 괜찮은 거죠?
      딸은 괜찮데요.
      다행이 외출을 안하고 집에 있어서 인터넷으로 계속 연락을 할 수 있었어요.
      한국 오면 연락주세요.
      언두님이랑 해서 뮤지션들 다들 얼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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