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비행장이 생기기 전,
그곳에서 바다로 가는 길은 막혀 있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집을 나서면 아무 것도 가로막는 것 없이
바다가 눈높이 아래쪽으로 걸려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바다로 향하는 시선은
두꺼운 옹벽으로 봉쇄된다.
옹벽에 올라서도 소용이 없다.
옹벽의 위쪽에선 시야는 열리지면
철조망이 팔을 벌려 걸음을 가로 막는다.
비행장이 생기면서 하늘로는 길이 열렸지만
대신 바다로 가는 길은 막혔다.
내가 타고 다니는 빠르고 편한 비행기의 길이
누군가의 바다로 가는 길을 막고 이루어진다.
그러나 막힌 길도
바다로 가고자 하는 그곳 사람들의 걸음을 막지는 못한다.
이제 사람들은 벽을 기어 오르고 철조망을 넘어 바다로 간다.
내가 빠르고 편하게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동안
누군가 철조망을 넘어 바다로 가고 있다.
비행기가 굉음을 울리며 빠르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동안
사람들이 천천히 철조망을 넘어 바다로 갔다.
2 thoughts on “바다로 가는 길”
저길로 자주 다니시면 간이 사다리형의 받침대를 두면 좋을텐데요.
누가 하나 한번만 신경쓰면 모두가 편하게 오르내릴 텐데요…
그 보다는 어차피 영종도의 주민들 같던데.. 군인들 드나드는 출입구로 다니게 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신분이야 등록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 조개캐러 가는 것 같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