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가 피었을 때도
사실 봄은 냉큼 그 앞으로 오지 않고 있었다.
냉이를 캐는 동안
등을 스치고 가는 바람끝엔
겨울의 냉기가 남아있었다.
산에서 생강나무의 노란 꽃을 보았을 때도
나는 봄이 왔나 두리번거렸으나
여전히 숲은 아직 메마른 나뭇가지 투성이었고
그건 봄을 맞는 환희라기 보다 겨울의 잔해였다.
진달래가 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진달래 꽃에서 봄의 미소를 보았으나
진달래는 내게 아직
봄의 그 여린 푸른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러다 봄맞이꽃을 보았다.
그날 세상은 온통 봄이었다.
나는 봄의 온기 그 한가운데 서 있었다.
봄은 쉽사리 오지 않지만
봄맞이꽃이 마중나온 날엔
세상의 어디에서나 넘쳐났다.
쳇, 치사하다.
봄은 언제나 봄맞이꽃이 마중해야
그제서야 봄이다.
4 thoughts on “봄맞이꽃”
봄맞이꽃… 아 그렇군요..
아우..넘 앙징맞아서요 이뻐서요^^
생강나무, 진달래 나올 때는 좀 춥다가
이 꽃이 나올 때쯤 날씨가 많이 따뜻한 거 같아요.
이 날 이 사진찍을 때는 정말 날씨 따뜻하더라구요.
근데 요 며칠 또 날씨가 쌀쌀해 졌어요.
이 꽃이 몰려서 피기 때문에 총총하게 떠 있는 별같기도 해요.
저도 산에서 이 꽃을 몇 번 보고 이름이 궁금했는데,
봄맞이꽃이 이름인가요?
이름은 그렇게 알고 있는데..
저도 사실은 꽃 이름에 자신이 없어요…
어릴 때 강원도에서 보고 자란 꽃이랑
여기서 만나는 꽃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이런 꽃들은 어릴 때는 전혀 보지 못하던 꽃들이예요.
나리꽃이랑 개나리, 할미꽃, 코스모스, 진달래.. 이런 것들과 친하게 자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