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고 있는 사람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5월 10일 서울 돈암동의 개운산에서

그녀의 친정 나들이길에 따라 나섰다가
집의 바로 뒤로 자리하고 있는 산에 올랐다.
앞에 누군가가 앞서 산을 오르고 있다.
등에는 아이를 업고
한 손으로는 또 한 아이의 손을 잡고 있다.
다른 한 손에는 가방이 들려 있다.
남자이다.
아이들 아빠가 분명하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이 나라엔 정반대의 풍경이 일반적이었다.
우리 아이가 막 태어났을 때,
버스를 타고 청계천을 지나다
길거리에서 본 풍경이 아직도 내겐 선명하게 남아있다.
여자는 아이를 등에 업고
한 손에는 또다른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다.
여자의 또다른 손에는 아이의 기저귀 가방으로 보이는 가방이 들려 있었다.
그 옆에는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함께 걷고 있었다.
남자가 든 것은 딱 담배 한 갑이었다.
우리 아이가 스무 살을 넘겼으니 20년전의 일이다.
난 그 사이 세상이 변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그 동안 세상을 바꾸어온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내 앞에서 또 한 남자가 세상을 바꾸어가고 있었다.

4 thoughts on “세상을 바꾸고 있는 사람

  1. 울집남자는 세상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없나봐요.
    애들 어려서 좀 봐달라 하면 보행기에 줄 매달아놓구
    쿨쿨 잠이나 자고 그랬어요…. ㅡㅡ;;

    좋은 글에 엉뚱댓글..ㅋㅋ

  2. ‘세상을 바꾸고 있는 사람’…제목이 마음에 쏙 들어 오네요…
    그러게요… 세상이 바뀌었어요 저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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