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영화 보았다.
영화 제목은 「오월애」이다.
5월의 사랑 얘기는 아니다.
5.18의 광주와
그 기억을 안고 사는 사람들의 오늘을 다룬 다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으랴.
그냥 보고 듣고 살아있는 동안 잊지 않고 기억해 두는 것 뿐.
영화 말미쯤에서
시장에서 과일 장사하는 아주머니가 노래를 부른다.
그때 배웠다며.
「님을 위한 행진곡」이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이 아니라
“태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이라 불렀다.
하긴 태어나서 처음 외친 뜨거운 함성이었으리라.
아주머니 때문에 눈물 끝에 웃음을 더했다.
이제 5월의 기억에 아주머니의 노래 하나를 더 보탰다.
살아있는 동안은 잊지 않고 기억해 두리라.
4 thoughts on “5월, 다만 기억해둘 뿐”
이런 영화가 언제 나왔어요?
재미있겠어요. 뭉클한 슬픔과 더불어….
5.18이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있는 오늘이란 걸 보여주더군요.
많이 슬프면서도 또 중간중간 웃기도 했어요.
눈물과 웃음이 뒤범벅이 되는 영화였다는…
이런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지도 몰랐네요.
박이 비명에 간 그 전 해 가을부터 세 학기는 수업은커녕
학교도 못간 날이 많았지요.
그 정점에 이 영화가 다룬 날들이 있었구요.
저는 부끄럽게도 뜨거운 함성보다는 온 캠퍼스를 수놓았던 최루 가스 때문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만 했는데, 기억해 두는 데는 동참하렵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학교 다닐 때는 최루가스 때문에 눈물흘렸는데
이번에 영화보면서는
그래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삶에 눈물이 나더군요.
생각하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죽음이 너무 잦아요.
이 죽음의 세상이 언제나 아득한 과거의 얘기가 되려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