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 엄마가 아이와 함께 맞은 편에 앉아 있다.
아이 엄마는 아이와 끊임없이 소곤소곤 얘기를 나눈다.
아이는 손가락만으로도 엄마와 얘기가 된다.
아이가 손가락으로 신발을 가리키면
엄마가 용하게도 알아듣는다.
왜 신발 벗고 싶어?
그런데 여기 사람들 모두 신발 신고 앉아있는데.
그래도 또 아이가 신발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래도 벗고 싶다고?
아이 엄마는 아이의 발에서 아이의 신발을 벗겨준다.
아이가 손으로 가슴을 쿵쾅쿵쾅 친다.
포크레인 보고 싶어?
엄마가 그림책을 펴서 포크레인을 찾아주고 설명도 해준다.
아이는 아직 말을 못하지만
타고 가는 내내 아이 엄마는 아이와 말을 한다.
중간에 카메라도 꺼내준다.
어떻게 찍는지 설명도 해준다.
엉겁결에 아이가 셔터를 누른다.
엄마는 아이가 손가락 끝에 실어서
엄마에게 건네주는 모든 말을 알아듣는다.
아이가 참 좋은 엄마를 가졌다.
보고 가는 내내 내 마음이 평화로웠다.
4 thoughts on “좋은 엄마”
여담이지만, 아이 엄마의 패션 감각도 은근 돋보이는군요.^^
심지어 머리카락의 색도 옷에 맞춘 듯한 느낌이예요.
아이들이 말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 했을 때
손짓만으로도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들이
말을 잘하게 되면서부터 더 알아들을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은 입을 닫고 눈으로 손으로 이야기해야 해요..^^
며칠전 다큐 하나를 보는데 아이들과 얘기할 때 소통이라는 것이 일종의 반응이기도 하다고 하더라구요. 반응하지 않으면 옆에 부모가 있어도 없는 존재가 된다는 얘기였어요. 가령 우는데도 내버려 두거나 하는 경우가 그렇다고 들었어요. 물론 반응하면서 소통하는 부모가 정서적으로 엄청난 안정을 준다고 했구요. 말하자면 아이는 관심과 반응으로 키워야 한다는 얘기였는데 이 아이 엄마는 아주 이상적인 경우로 보였어요. 그게 당연한 듯 보이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