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밀물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2월 1일 충남 보령의 송학리 바닷가에서

조금 기다려 봐요.
그럼 섬까지 갈 수가 있어요.
섬은 바다의 차지지만
서해에선 바다가 바다로 외출을 나가죠.
나가선 한참 동안 놀다가 들어와요.
그 사이에 섬에 가서 놀다 올 수 있어요.
바다가 들어왔을 때는 섬에 갈 수가 없어요.
항상 바다가 섬을 독차지하려 들거든요.
종종 배를 타고 섬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바다도 그런 사람들은 얼마든지 섬에 머물다 가는 걸 허용하죠.
다른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아니까요.
그들이 던져놓은 낚시줄 끝에 물고기 몇마리 내주거나
아님 시간을 주렁주렁 매달아 주면 그것으로 끝이죠.
하지만 때로 섬에 가서 마음을 풀어놓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좀 기다려야 해요.
바다가 없을 때 가야 섬도 마음놓고 마음을 열거든요.
그렇다고 너무 섬에 빠지진 마세요.
바다가 들어오기 전에 나오셔야 하거든요.
우린 너무 마음을 빼앗기면 시간을 까마득히 잊어버려요.
그럼 아마도 화가난 바다에게 크게 혼나게 될 거에요.
바다는 마음이 넓은 것 같지만
종종 그 마음이 섬의 한귀퉁이도 내주지 않을만큼 좁아져요.

4 thoughts on “섬과 밀물

  1. 바다가 건네는 인심이 무척 후하군요.
    산에만 다니는 저로서는 바다와 눈 맞추는 법부터 익혀야 할듯 싶어요.

    1. 바다는 가면 좋기는 한데..
      너무 멀어서 가기가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흠 같아요.
      바다에서는 항상 걸음이 막히는데
      이상하게 바다에 서면 막혔다는 느낌이 들지를 않고
      이제 다 왔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좋은 듯 싶어요.

  2. 동원님 혹시 오늘 시간 되시면 전화해주세요.
    강서구에서 몇 사람 모일 듯해서요. 낮술이긴 해요.
    011-298-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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