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걷다 올려다 보면
나무는 가지를 번개처럼 뻗어나가고 있었고
푸른 잎은 천둥처럼 세상을 덮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나무는 한번도 번쩍거리는 법이 없었고,
우르릉쿵쾅 고함을 치지도 않았다.
나무는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
순식간에 하늘을 가르는 번개에서
속도를 버리는 법과
우르릉쿵쾅 울리는 천둥에서
고함을 버리는 법을.
그리하여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우리 곁에 와서
우리의 친구가 되어주는 법을.
나무곁을 지날 때마다
우리도 속도를 버리고,
또 우리의 시끄러운 목청도 버리고
잠시 머물다가게 되는 이유이리라.
6 thoughts on “나무와 천둥번개”
몇 십 년에 걸쳐 천천히 뻗어나간 번개…
멋집니다.
소리를 내려놓고 눈을 아프게 하는 광폭한 빛도 내려놓고
천천히 또 가고 있는 번개…
숲을 쏘다니며 가지 번개를 보고 푸른 천둥을 조용히 들으며
천천히 걸어봅시다.
가다가 좀 쉬기도 하고.
번쩍 거리는 빛은 없어도 오히려 세상이 환해질 듯.
산성 서문 안 어디쯤에선가 본듯한 정겨운 나무네요.
혈관쯤 되겠거니 하는 생각은 했어도 천둥 번개를 듣고 보실 준 몰랐네요.^^
그러고보니 산성 가본 지 몇 달 됐어요. 산성 안은 사람이 너무 많아 번잡스러운데, 날도 길어지고 했으니 언제 일찍 퇴근해 산성 바깥쪽으로 한 바퀴 돌아야겠습니다.
워낙 유명한 나무라서 아마 자주 보셨을 듯 싶어요.
앞에 나무 설명까지 현판으로 해서 세워놓았더라구요.
서문에서 남문으로 가다가 만났죠.
가지가 마치 번개가 번져나가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았어요.
잎들은 푸른 함성 같을 때가 종종 있구요.
가지가 속도를 버리고 번개치고..
그러면 그 번개를 타고
푸른 천둥이 서서히 울리는 것인듯 했다는 거 아니겠어요.
요 나무 아래서 한참 뭉겠어요.
아… 맞아요…참말…^^
나무의 혈관은 하늘을 가르는구나!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그렇군요^^ 나무는 속도와 목청을 슬며시 가져가 주는군요^^ 와우~
곧 조용한 푸른 함성이 저 나무에 가득차겠죠?
저기 남한산성인데 나중에 가면 저 나무에게 인사하려구요.
너 울궈먹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