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의 개가 말한다.
“야, 천천히 좀 가자.
힘들어 죽겠다.”
앞의 개가 받는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
살좀 빼라고 그랬지?”
뒤의 개가 투덜댄다.
“살이라니?
난 이게 표준이야.
그리고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도 있는데
찌면 찌는대로 살고
빠지면 빠지는 대로 사는게 개팔자이지
개팔자에 무슨 살찌고 빠지는 것에 다 신경을 써.
우리 그러지 좀 말고 개답게 좀 살자, 응?
아, 힘들다.
인간들이 개들 세상까지 이상하게 물들여 놔서
이제 개로 살아가는 것도 힘들다.”
6 thoughts on “비만의 비애”
아! 미치겠다.. 귀엽고 웃겨서.
아차산 가던날 쟤보다 더 살찐 녀석이 혀 길게 빼고
헥헥거리며 기우뚱 기우뚱 걷다가 결국 옆으로 픽 쓰러지는거 봤거든요.
안됐다싶으면서도 어찌나 웃기든지. 포님이랑 같이 봤어요.
그에 비하면 쟤는 많이 양반이네요 ㅎㅎ
요즘은 개들이 웃음주고.. 귀여운 짓도 해주고..
앞에 가는 개가 날씬해서 더 웃겼던 거 같아요.
개는 힘들어죽겠다는데 우리는 웃고.. ㅋㅋ
오호
정말 두 마리가 열심히 어딘가로 가고 있군요.
서정주 시에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개처럼 헐떡거리며 내가 왔다, 그런 구절 생각나네요.
옆으로 지나가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정말 힘든 듯 헐떡거리더라구요.
개주인도 함께 웃었지 뭐예요.
잘란잘란 길을 잘난잘난하는 화이트 견공이군요.^^
근데, 이 길은 보도가 좀 특이하군요. 처음엔 투명 유리 위에 담벼락이 비췬 걸로 봤어요.
개들 데리고 한강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재미난 장면을 많이 보게 되요. 이 날은 황소만한 개가 작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것도 봤어요.
그러고 보니 통로의 문양이 벽하고 바닥이 비슷하네요. 매번 다니면서도 그 생각은 못했어요. 밤되면 조명은 멋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