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열차

Photo by Kim Dong Won
2005년 7월 26일 강원도 강촌에서


경춘선 열차는 이상하다.
경춘선 열차니까 청량리에서 춘천까지 가고
또 춘천에서 청량리로 다시 오는 열차가 분명할텐데
이상하게 경춘선 열차를 생각하면
항상 경춘선 열차는 춘천으로 가기만 하는 열차이다.
한번 열차타고 가면
마음을 그곳에 내려놓고 왔기 때문이리라.
어느 한 시절,
경춘선 열차를 타고 가는 대성리나 강촌, 춘천은
모두 낭만의 다른 이름이었다.
새로 전철이 놓이면서
그 낭만은 아득한 옛 느낌이 되어버렸다.
낭만이란 것도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쌓여서 이루어지는 것인가 보다.

8 thoughts on “경춘선 열차

  1. 그 마지막 열차도 타지 못했네요
    모든게 지나고 나면 후회스러운…^^
    낭만이라는 말이 참 ..그립기도 하네요
    낭만은 힘이기도 한데요 삶을 중화시켜주는 명약^^

    1. 그래도 그 시절도 돌아가기는 힘들듯.
      그냥 그립기만 할 뿐 실제로 돌아가라고 하면
      또 멈칫하게 되는 것이 낭만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2. 저희 땐 청량리 가는 것 자체가 여행의 시작이었죠.
    그때 다른 열차도 그랬겠지만, 유난히 춘천 가는 기차는 덜컹댔던 것 같구요.
    왜들 그렇게 통기타들은 들고가 꼬리에 고리를 물고 노래 이어부르고,
    야전까지 갖고 다니는 친구들도 있었잖아요.
    문득 새로 생긴 복선 경춘선을 타보고 싶단 생각이 드는군요.

    1. 지금은 청량리가 너무 멀게 느껴지는데
      학교 다닐 때는 바로 학교 근처라 집의 안방처럼 여기고 살았었죠.
      경춘 전철은 청량리가 아니라 상봉에서 출발해요.
      제가 타고 갈 때는 정비가 안돼서 무슨 공사판을 가는 것 같더라구요.

  3. 아. 저랑 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학교 졸업 하고 음악 하는 선배랑 잠시동안 경춘선 옆 골방에서 자취 하며 살았습니다. 방에 드러누워 있으면 기차 소리가 들렸죠. 저 또한 항상 춘천 가는 기차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때 저는 떠나고 싶기 때문이라고 생각 했어요. 늦은 나이에 시작한 음악이 암담한 현실의 무게로 절 짖누르던 시절이라…

    1. 춘천으로 가는 길은 이제는 옛날과 완전히 달라진 거 같아요.
      전철도 새롭게 길이 나고.. 버스도 새로운 고속도로로 다니거든요.
      편리해져 좋긴 한데 가끔 옛기억이 그립더라구요.
      한동안 옛날과 함께 살았는데 이제는 옛날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 같아요.

    2. 오잉?
      정균님도 여기 오셨네요.

      경춘선, 캬아- 낭만, 덜컹거리는 기차 출입구에 서서
      팔로 양쪽 손잡이을 딱 잡고 머리를 한번 밖으로 내밀기도 해보던,,,, 가끔 기적소리도 울리던….캬~

    3. 저는 친구들과 솥단지 들고가서 강촌서 밥해먹고 놀다가 왔다지요. 그때 경춘선 열차는 따로 의자도 없어서 그냥 모두 바닥에 앉아서 타고 갔던 기억이예요. 설마 의자도 없었을까 싶은데 어찌된 일인지 의자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