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녀가 드디어 자신의 아이맥을 집으로 갖고 들어왔다.
아이맥은 들어오자마자 거실에 냉큼 자리를 잡았다.
오늘 있었던 또 하나의 변화는 어머님의 방이었다.
옛날에 살던 집에선 2층에 어머님이 홀로 쓰던 방이 하나 있었다.
물론 어머니의 둘도 없는 친구 텔레비젼이 그 방에 함께 놓여있었다.
배가 불쑥 튀어나온 구식 텔레비젼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딸아이가 유학을 가면서 2층을 전세놓게 되었고,
그리하여 어머니가 1층으로 내려와 우리와 함께 살게 된 것이다.
아래층에 어머님의 방을 장만했지만 너무 작아서
예전의 그 큰 텔레비젼을 놓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우리가 컴퓨터에 연결하여 주로 작업을 하다가 가끔 텔레비젼도 보던
TV 겸용 모니터를 어머니의 방에 놓아드리고,
우리는 남는 컴퓨터 전용 모니터를 연결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어머니께 내드린 모니터는 입력 소스를 선택하면
컴퓨터 모니터로 쓰다가 곧바로 TV를 볼 수 있는 모니터였다.
옛집에는 그 모니터 이외에도 또다른 텔레비젼이 하나더 있었다.
거실에 놓여있던 배불뚝이 모니터였다.
너무 무거워서 내가 많이 싫어했다.
이리저리 옮기거나 뒤를 손볼 때 힘들었기 때문이다.
여름에 더울 때 어머님이 거실에서 자며 보려고
어디선가 버리는 것을 주워온 것이었다.
옛날 집에선 어머님이 보는 것은 케이블 TV였고,
나중에 우리들이 주로 보게된 거실의 TV는 IP TV였다.
이사를 하면서 케이블 TV는 해지해 버렸고
TV 회선은 모두 IP TV를 끌어들였다.
이사를 한 뒤 새로 마련한 어머니의 방은
여전히 새로운 집에선 가장 적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크기가 웬만하여
좀더 큰 텔레비젼을 놓아드릴 수 있게 되었다.
최신의 컴퓨터 겸용 27인치 모니터를 주문했다.
디지털 단자인 HDMI 포트를 갖춘 제품이었다.
그리하여 HDMI 포트로 연결을 하여
선명하기 이를데 없는 디지털 화면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설치하면서 가졌던 한가지 불만은 HDMI 포트만 마련해놓고
선은 따라오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근처의 전파상에 가서 5천원을 주고 선을 사왔다.
흔히 찾는 선이 아니어서 팔려고 갖다 놓은 것이 아니라
전파상 아저씨가 쓰려고 사다 놓은 것이라고 했다.
어쨌거나 화면이 말할 수 없이 선명해져 어머니는 아주 좋아하셨다.
그 다음에 내가 한 일은
이제 다시 우리 차지가 된 17인치 모니터를 활용하는 일이었다.
일단 나는 거실에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던
옛날의 뚱뚱한 텔레비젼 수상기를 당장 내쫓아 버렸다.
혼자 들기도 힘들 정도로 무거운 텔레비젼이었다.
케이블 TV는 집으로 들어온 선을 모니터의 안테나 단자와 연결하지만
IP TV의 셋톱 박스는 여러가지 단자를 갖고 있다.
보통은 영상과 음성을 함께 처리하는
컴포지트 단자에 연결하여 텔레비젼을 보곤 한다.
그런데 17인치 모니터에는 비록 디지털은 아니지만
영상만 별도로 처리해주는 컴포넌트 단자가 있다.
빨강, 파랑, 초록의 3개 회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음성은 컴포지트 단자의 음성 단자에서 회선을 빼서 쓰면 된다.
영상을 처리하는 노랑을 빼고 빨강과 흰색 단자만 이용한다.
집에 있던 오디오 케이블을 이용하여 컴포지트 단자의 음성 단자만 연결하고
셋톱 박스에 기본으로 딸려온 케이블을 이용하여 컴포넌트 단자들을 연결했다.
그런 다음 헤드폰 단자에서 선을 뽑아 오디오의 보조 단자에 연결했다.
화면은 17인치라 옹색하기 이를데 없지만
사운드는 남부럽지 않은 구성이 이루어졌다.
아주 기묘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17인치 TV와 27인치 아이맥이 같이 붙어 있는데
텔레비젼 화면은 작은 화면에서 나오고
27인치 아이맥은 주로 무선으로 인터넷을 처리하며
독립적으로 영화나 음악을 보여주고 들려준다.
사운드는 오디오 기기가 그 둘을 번갈아 오가며 담당한다.
조막만한 텔레비젼 화면,
그 옆의 볼만한 27인치 아이맥 모니터,
그리고 끝내주는 사운드의 오디오라는 기묘한 조합이
거실에서 공존하고 있다.
6 thoughts on “17인치 TV와 27인치 iMac”
아… 그 빨래집개..발가락 모양의 집개를 사오신 어머님과 함께 살으셨군요^^
아주 작은 일인듯 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부분인것 같아요 연속극 보고 웃고
또 아무일 없이 함께 밥을 먹고 또 웃고…언제나 그렇게 행복하시길 바래요^^
왕축하 드려요~~~
어머니는 새로운 텔레비젼에 아주 만족스러워 하시더라구요.
저도 생전 처음 HDMI라고 새로운 포트로 연결을 해서 선명한 화면을 잡아내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고 내 방에 책상이 부족해서 보조 책상이 들어와봐야 정리가 끝날 것 같아요.
길고 긴 이사라는.
저희 집 거실 풍경은 애플 TV 1st, 2nd와 IPTV의 영상을 DVI, HDMI, S-VIDEO, RGB 포트가 달린 42인치 LCD테레비와 BenQ 프로젝트로 연결되어 필요에 따라 두 곳으로 내보내고 사운드는 야마하 5.1채널 앰프로 보내고 있습니다.
책장이 멋있습니다. ^^bb 멋진 집으로 이사하신 것 축하 드립니다.
42인치짜리 중에 DVI 포트가 달린 건 거의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거의 모두 RGB 포트만 달렸더라구요. 가격도 어마어마해서 일단 찜해놓은 것은 HDMI 포트가 달린 27인치짜리 모니터예요. 요즘은 컴퓨터 모니터에도 가끔 HDMI 포트나 디스플레이 포트가 달려서 나오더라구요. TV보다가 여차하면 떼어다 아이맥에 달아서 작업용으로 쓰려구요.
음~ 보통 거실 풍경과는 조금 다른 조합이네요.
전문용어는 잘 모르겠고^^, 그래서 좋~다!는 말씀이시죠?
모니터마다 단자들이 있는데 보통 컴퓨터용 모니터는 단자가 딱 한가지밖에 없어요. 아주 간단하죠. 그런데 TV를 보려고 하면 단자가 상당히 많이 달린 모니터를 구입해서 쓰게 되요. 이번에 그 단자들 구별하느라 공부좀하고 그랬어요. 포트를 다섯 개나 이용하여 특별하게 연결한 것이라 작은 모니터인데도 아주 마음에 들더라구요. 여유가 생기면 최신의 HDMI 포트가 있는 컴퓨터용 모니터를 하나 구입하고 싶어요. 그러면 딱 선 하나면 깔끔하게 되거든요. 맥과도 쓸 수 있구요. 당분간 이 체제로 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