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빛을 구할 때면
항상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지만 빛이 지천인 날,
예전에 살던 2층 집의 계단을 내려갈 때면
언제나 빛은 가장 낮은 유리문의 맨 아래쪽으로 몰려와
하얗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하긴 그럴 것이다.
높은 곳에서 막지 않는한
빛은 언제나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려 할 것이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서면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빛이 높은 곳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와 일렁이고 있다는 것을.
그 빛을 가로막는 것은 높은 것들이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의 빛을 가로막는 것은
한번도 보질 못했다.
우리는 높아지면
낮은 곳으로 가는 빛을 막는다.
그러고 보면
높은 사람들이 우리의 빛이 아니라
낮은 곳으로 가서 엎드려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의 빛일지도 모르겠다.
4 thoughts on “빛”
저… 빛도 빛이지만..제 눈에는 저 오래된 타일이 친근하니 좋네요…
옛 시절이 은근 생각나는…그런 타일이요…오래된게 변치 않는게 왜이리 좋은지요 한결같음이 주는 진짜 행복……*^_^*
지금까지 살았던 집이 정든 집이 하나도 없었는데
유독히 요 집에선 정이 많이 들었어요.
가장 오래 살기도 했구요.
이제 아파트에 정붙여야죠, 뭐.
카메라들고 계단이랑 옥상이랑 어슬렁거려 봤더니
여기저기 사진찍을 데가 있더라구요.
빛이 원래 낮은 데를 찾고,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이 더 빛이 난다는
복스런 말씀 한 대목 읽는 것 같습니다.^^
그 낮은 곳의 빛들을
온몸으로 끌고 크레인으로 올라가
세상을 비춰보려는 사람도 있죠.
이사하고 공사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니 생각이 많아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