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는 언제나처럼 꽃대의 끝에 앉아 있었다.
모습은 한창 때를 지나 후줄근했지만
꽃잎에 담은 붉은 색은 여전했다.
장미가 비운 꽃대 하나를 찾아내
잠자리가 그 끝에 앉았다.
날개를 꽃잎처럼 펴고 꽃대 끝에 앉아
바람이 자리를 내놓으라 내놓으라 아무리 흔들어도
나는 잠자리가 아니라 꽃이라며
그 자리를 부여잡고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꼬리의 색이 아주 붉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잠자리가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있었다.
꽃대 끝에서 잠시 쉰 꽃들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2 thoughts on “장미와 잠자리”
이미 꽃이 지고 떨어진 꽃대를 부여잡고 통곡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달리 보면 둘이 러브러브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어느 경우든 잠자리는 정이 많아 좋아 보입니다.
바람이 좀 세게 불었는데.. 악착같이 부여잡고 놓지를 않더군요.
어찌나 오랫동안 모델을 해주는지
나중에는 모델료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