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바깥으로 나갔다가
마지막 경유지로 두물머리에 들렀다.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이나 빙둘러 결국은 그곳이 마지막 순서가 되었다.
이미 저녁을 한참 지나 시간은 어둑어둑한 밤으로 걸음을 옮겨놓고 있었다.
의외로 사람들이 많았다.
밤의 두물머리를
카메라 속에 담아서
10초 동안 그 풍경을 중첩시키면
눈으로는 얻어낼 수 없는 풍경화를 얻어낼 수 있다.
카메라가 가져다주는 색다른 선물이다.
밤의 채색은 흑빛이지만
강가에 서면
밤의 빛은 서슬이 선듯 시퍼렇다.
문명의 불빛은 화려하다.
우리 모두는 그 빛을 좇는다.
하루 종일 두물머리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던 나룻배도 예외가 아니다.
나룻배가 멀리 강밑 깊숙이 시선을 내린 불빛을 바라보며
무연히 흔들리고 있었다.
밤이 깊어간다.
밤이 깊어가면 강속 깊숙히 어둠도 깊어간다.
그러나 문명의 빛은 어둠이 점점 두터워지는 한밤에도 시드는 법이 없다.
나룻배가 그 불빛에 불면의 밤을 지샌다.
집으로 돌아가야 겠다.
가서 창가에 커튼을 치고,
골목에서 밤새 지분거리는 가로등의 간섭을 단호히 거부한채
내 방을 아침까지 내내 어둠에 묻어 놓아야 겠다.
밤은 그래야 편안할 것 같다.
다들 빛을 구하지만
안식의 시간이 오면 빛을 지워야 하는 것인가 보다.
2 thoughts on “두물머리의 밤풍경”
배의 돗대가 멋지지 않아. 무슨 빨대 같잖아. 위로는 밤하늘의 높이를 호흡하고, 아래로는 강의 깊이를 빨아올리지. 배라는게 그래서 밤에 더 멋진 것 같아. 운전하느라 수고 많았어.
위에서부터 3번째꺼… 노가 다리 하나 턱~허니 걸치고 쉬고 있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