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과 지상 걷기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10월 1일 인천 영종도의 마시안 해변에서

누군가 지금 땅속을 걷고 있다.
지상의 허공을 살짝 딛고.
신발이 한쪽 바닥밖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깨금발로 걷고 있음이 분명하다.

누군가 한참 전에 지상을 걸어갔다.
무른 갯벌을 살짝 딛고.
발걸음은 계속 이어져 바다로 향했다.
그는 우리처럼 두 발을 번갈아 내딛으며 걸어갔음이 분명하다.

땅과 지상의 경계를 사이에 두고
누군가는 땅속을 걷고 있고
누군가는 그와 발바닥을 맞대고
지상을 걷고 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10월 1일 인천 영종도의 마시안 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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