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말을 지워버리면
둘의 사이가 뻘쭘해진다.
처음 만난 억새 둘은 어색함을 견디며
한동안 말없이 서 있어야 했다.
그때 바람의 노래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아, 나, 이 노래 아는 노래인데.
그래요? 저도 아는데.
이 노래엔 언제나 춤이 딱이죠.
그럼 우리 발을 맞춰 볼까요.
둘은 바람의 노래에 맞추어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몸이 노래에 맞추어 뒤로 젖혀지거나 좌우를 오갔다.
둘 모두 아주 잘아는 노래라는 듯
몸은 유연했으며 스텝은 현란했다.
춤은 결국은
둘 사이의 뻘쭘한 간격을 지워버렸다.
간격을 지워버리자
둘의 몸은 곧잘 하나로 밀착되었다.
이젠 말하지 않아도
둘 사이에 어색함은 없었다.
노래가 끝난 뒤에도
그 둘은 이제 하나였다.
이제는 말을 지우고 얼굴을 맞댄채 몇 시간을 지내도
어색함이 둘 사이를 벌리지 못했다.
6 thoughts on “억새의 춤”
억새들의 춤이 마치 심플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습니다.
억새 둘이 이야기꾼의 발걸음을 듣고 얼른 눈에 띄고파 뛰쳐 나와 수줍게
공연했을 거에요.^^
검단산 정상 바로 밑에서 만났습니다.
공연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가 청중이 나타나자 요때다 하고 공연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ㅋㅋ
신기하게도 딱 맞아떨어지는 사진과 이야기. 얘들이 연기를 꽤 잘하는데요.^^공통화제는 성과 나이차이의 어색함도 지워주죠. 내일은 두물머리 강변가요제 이야기겠죠? 안녕주무세요.
가요제가 우중에 진행되어서 다보진 못했어요.
그래도 젊음들이 모여서 4대강 공사를 중단하라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감동적이더라구요.
밤새운다고 하던데 날씨가 쌀쌀해서 힘들텐데 걱정도 되고 그러네요.
ㅎㅎ 어색함도 둘 사이를 벌리지 못하고 말았군요
춤을 추는 억새를 사귀신 동원님
동원님의 외투…억새와 바람의 실을 함께 짜서 만든 옷인듯도 해요
이곳 저곳..이사람들 저사람들…두루 두루
특유의 유쾌함과 선함으로 때론 썰렁한 유머로 함께 어울리시는 모습
정말 보기 좋아요!
어제 언니 너무 이뻤지요? 이쁘더라요…^^
보통 억새들이 군무를 많이 추는데.. 얘네들은 둘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사귀는 애들 같아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