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갔다가 무수한 알들을 보았다.
그 중의 하나를 골라 속을 탁 깨뜨려 보고 싶었다.
달걀이나 새알처럼 묽은 속을 쏟아내는 것일까.
어림도 없을 것이다.
속은 여전히 돌로 꽉 채워져 있을 것이며
아무리 흔들어도 속을 내주는 법은 없을 것이다.
바다의 물결에 모난 각을 내주며
그 끝에서 바다의 알로 잉태되었어도
바다의 알은 여전히 그 속은 묵직한 돌이다.
바다는 알을 잉태하고 있었다.
깨지면 속을 쏟아내는 알이 아니라
세월에 마모되어도
여전히 속은 변함이 없는 돌이었다.
바다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
적당히 무마되어 그 품에서 잉태된 듯 살아갈지라도
그러면서도 내 속은 내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리라.
부화되지 않고 그냥 내 속을 내 속에
그대로 안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리라.
8 thoughts on “바다의 알”
저렇게 많이 다듬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여는 법이 없다.
깨지지 않고 몽실하다는 것은 세월에 순응했기때문이겠죠.
자칫 과격한 반항적 행동을 했다면 바닷가에서 이리 고요하게 쉬고 있진 못했겠죠.
반짝반짝.
세월에 순응하면 보통은 자신을 잃게 되는데 몽돌은 겉만 내줄 뿐 속은 자신을 잃지 않는 듯 보였어요. 다음에 다시 몽돌해변에 가면 비슷한 돌을 모아서 패턴을 만든 뒤에 사진을 찍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바다의 알…ㅎ
그럼 저 알이 깨지면 바다가 나오나요?
돌 속에 갇힌 파도소리들….들리는 듯합니다….
파도가 돌속에 갇히니 구를 때마다 달그락달그락 하던걸요.
그러보면 우리가 듣는 파도소리는 돌속에서 풀려난 소리였나 봐요.
흠…. 이번엔…꽉찬 알로 보셨군요^^
저 알은 뜨거운것도 잘 견디고…그 뜨거움으로 다른 알들을
구워 내기도 하니 알중에 알이네요…
돌을 가만 가만 쳐다 보면 참 신기해요
몇 년전 평창 강가에 나가서 괞이 돌 줍고 다시 버리고 그러다 왔는데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정말 알처럼 동그란 알은 강가에선 만나기가 어렵고 바닷가에서 자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만큼 바다가 원만한 것인지..
돌의 모양이나 색깔을 보면 너무 다양해서 하나하나 찍어서 모으면 그것도 좋은 작품될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이름 좋고 살기 좋은 동네에서 물결과 바람과 햇볕을 받으면서 세월을 보내
알차게 형성된 이 친구들은 정말 알같이 생겼네요.^^
청산도에 몽돌해안이 여러 군데 있더라구요. 뻘이 있는 곳도 있고, 모래 해수욕장도 있고, 아주 다양한 편이었어요. 몽돌 해안은 자갈 구르는 소리가 아주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