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버섯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9월 12일 강원도 정선의 가리왕산에서

추석 때 정선의 가리왕산에 갔었고,
그곳에서 휴양림에 묵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숲속으로 산책에 나섰으며
숲속길을 걷다가 숲에서 이상한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도토리가 비에 팅팅 불어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긴 것이 영락없는 도토리였으며
상당히 많이 군집을 이루어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도토리라고 하기에는
또 무엇인가 이상하게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있었다.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두려 했지만
가파른 경사면에 자리잡고 있어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하나 골라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텔레비젼을 보다보니
그것은 도토리가 아니라
방귀버섯이라는 버섯의 일종이었다.
며칠 비가 이어진 끝에 가리왕산을 찾았던 덕에
이런 버섯을 만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을 떨어뜨리면 방귀처럼 가스를 분출한다고 한다.
물에 불어터진 도토리로 기억될 뻔했던 버섯이
엉겹결에 제 이름을 찾았다.

8 thoughts on “방귀버섯

  1. 우리가 올라가던 산쪽으로도 많이 있었어.
    근데 나두 도토린줄 알았찌.
    이건 포자를 널리 퍼뜨려야 하기 때문에 밟아주는게 좋은거라더라.
    귀엽고 쪼끄매서 밟지 않고 다녔는데…ㅋㅋㅋ

    1. 그쪽이 어은골이라는 곳인데..
      나는 거기선 못봤는데.
      근데 거기서 이 버섯을 찍은 사람들이 여럿 되더라.
      거긴 이끼가 아주 좋더라구.
      이끼도 수정을 할 때 방사를 하더라.
      신기한 자연의 세상이야.

  2. ㅎㅎㅎ 도토리라고 해서 웃다가 보니
    방귀버섯이군요 정말 도토리같이 보이기도 하네요
    정말 신기하게 생긴애덜이 참 많아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동원님!*^_^*

    1. 하나가 아니라 상당히 많이
      저런 모양으로 숲에 떨어져 있어서 좀 신기하다 했는데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 피어있는 거였어요.
      버섯인줄 알았다면
      아마 급경사를 무릅쓰고 내려가 사진좀 찍었을 텐데 말예요.
      도토리님도 좋은 주말 보내시길요.

    2. 아휴 무릎(무릅^^)쓰지 마시길 잘하셨어요!
      (자주 뵙다 보니 닮아 가는듯요 ㅋㅋ)
      클나요…미끄러지면 다치시고요
      그런데 좀 재미있게 생기긴 했어요
      도토리도 저런 고깔을 뒤집어 쓰고 있지요?
      아마도 방귀버섯은 하늘하고 가까운 도토리들이
      무지 부러웠던것 같기도 해요
      땅을 밀고 올라오는 힘…그 참 신기해요 여린살의 버섯들요^^

    3. 다음에 가리왕산 가면 저곳을 한번 들러볼까 생각 중이예요.
      그런데 사실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은 장전계곡 방향이라
      저곳의 반대편이라는.
      가리왕산이 숲이 잘 보존되어 있어
      여름에 비많이 올 때 가면
      각종 버섯은 많이 만날 수 있을 듯 싶어요.
      다만 계곡이 험해서 물이 크게 나가면 만만하진 않더라구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