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마음과 바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3월 9일 부산 다대포 바닷가에서

바람은 항상 그 마음의 떨림을 전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바람은 언제나 시원함이었다.
마음의 떨림을 전하고 싶은데
사람들이 받아든 바람은 시원함이다.
바람이 전하고 싶은 마음의 떨림을 알아챈 것은 바다밖에 없었다.
그 마음의 떨림을 받아든 바다의 손엔
항상 물결이 쥐어져 있었다.

바람은 제 마음의 색을 하얗게 전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바람은 언제나 투명이었다.
바람은 하얀 빛깔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사람들이 받아든 바람은 아무 색이 없는 투명이었다.
바람이 전하고 싶은 마음의 색을 알아챈 것도 바다밖에 없었다.
바람의 마음을 받은 바다는 항상 그 마음을
모래밭에 하얗게 펼쳤다.
바다는 바람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바닷가에 가면 언제나 바람의 마음이 하얗게 펼쳐지곤 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3월 9일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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