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발끝이 시리다.
시린 발끝은 조심스럽다.
발끝에 얼음이라도 잡혀 있으면 더더욱 그렇다.
물들도 그렇다.
경사가 가파를수록 더욱 걸음을 급하게 옮겨놓던 물도
겨울엔 걸음끝이 조심스럽다.
그래서 곧잘 급한 경사를 내려가는 물줄기의 끝에서
물의 걸음을 멈추고 아래쪽을 한참 동안 더듬는다.
때로는 그렇게 멈춘 걸음을 봄이 되서야 풀곤 한다.
물들이 시린 발끝을 조심스럽게 더듬어 내려온 길이
빙벽을 이룬다.
그 빙벽의 조심스런 길을
사람들이 시린 손끝으로 더듬으며
아득바득 올라간다.
4 thoughts on “빙벽과 등반”
얼핏 봐도 20미터는 넘어 보이는데, 인공 빙벽이라곤 해도 장관이네요.
물이나 사람이나 더듬는다는 표현이 흥미롭습니다.
예전에 이곳까지 가려면 길이 안좋아서 큰맘먹고 가야 했었는데 이제는 길이 좋아져서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설악산 자락이라 풍경은 아주 좋습니다.
와~~~ 이거슨…정말 멋진 물의 멈춤!
동원님 사진 진짜 멋집니다!
좋은 한 주간 시작하세요~~~^^
실제로 빙벽 등반을 하는 곳이기도 한데 인공으로 만든 빙벽이예요.
요기서 조금 더가면 한계령하고 미시령이 나오죠.
강원도 참 자주갔었는데 요즘은 그렇게 자주는 못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