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아래
낙엽이 떨어져 뒹군다.
매년 맞는 가을이지만
올해도 역시 잎을 떨어뜨리며
여름내 풍성했던 초록을 비워내는 가을은
쓸쓸하기만 하다.
아마도 나뭇가지가 잎을 비울 때
우리 마음도 텅비는 느낌이 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떨어져 뒹구는 낙엽 가운데서
크기가 비슷한 잎 두 개를 주웠다.
그 둘을 다정한 연인처럼 포개자
낙엽 두 장에 사랑이 담겼다.
이 가을,
마음이 쓸쓸한 사람들에게 보낸다.
가을은 낙엽 두 장이면
사랑을 담을 수 있는 계절이다.
여기저기 낙엽이 지천이었다.
4 thoughts on “낙엽 두 장에 담은 사랑”
사랑의 힘이란, 참!
낙엽들도 서로 꼬리를 치며 엎치락뒷치락하더니
급기야 하나가 되어 주위를 밝히는군요.^^
역시 눈이 섬세하십니다.
두장 겹칠 때 보니 정말 꼬리를 치더군요.
꼬시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기회를 잡았다 싶었는가 봅니다.
사계절 초록을 버리지 못하는 나무 위에서 당당하게 웃고 있는 낙엽하트. 이제 우리네도 가을을 비워야 할 때가 온 듯. 트윗길을 걷다 녀석들을 보고 덥석 낚아채 제 폰으로 가져왔죠. 그래도 제가 싫지 않나봐요. 볼때마다 웃네요.
처음에는 얘기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낙엽 두 장이 쓸쓸하게 지내다 둘이 만나 사랑을 만들어낸 가을 이야기 정도. 아파트에 느티나무가 두 그루인데 양쪽에서 하나씩 주워서 연애 이야기 써볼까 하다 그냥 한 나무에서 여러 개의 하트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그치고 말았죠. 근데 가을의 사랑놀이가 재미나요. 오늘도 바깥에 나가 뭐하나 궁리해 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