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녀가 아침으로 빵을 내준다.
빵은 때로 먹기가 귀찮다.
빵을 먹으려면
일단 먼저 빵에게 아침을 먹여야 하기 때문이다.
빵이란 녀석은 어찌나 먹성이 좋은지
아예 몸 전체가 입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녀는 빵만 내줄 뿐
그 먹성 좋은 녀석에게 아침을 먹여주지 않는다.
그러니 어쩔 수가 없다.
녀석의 아침은 내가 챙겨주는 수밖에.
우선 빵의 입을 벌려야 한다.
입이 어찌나 큰지 입을 벌리면 입천장이 다 보인다.
아침을 보챘는지 그녀가 챙겨준 땅콩잼이
녀석의 입속에 살짝 깔려있다.
그러나 녀석은 그 정도의 잼으로는 만족을 모른다.
특히 땅콩잼은 입이 텁텁하다고 난리를 친다.
일단 돈까스 조각을 하나 입에 물려주고
이어 계란말이와 감자 조각을 차례로 물려준다.
그 정도면 벌써 입이 찢어질 정도가 되지만
그래도 마다하는 법이 없다.
보통은 여기에 야채까지 얹으라고 야단이다.
입이 다물어지질 않아 삼키는 것도 도와주어야 한다.
손으로 살짝 눌러주는 것으로 녀석을 도와준다.
입이 찢어질까 걱정될 때가 종종 있지만
그래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빵에겐 모든 것이 한입이다.
빵에게 아침을 주고 난 뒤에야
비로서 나는 그 빵으로 아침이다.
뿌듯한 마음으로 한입 물면
빵의 포만이 나의 아침이 된다.
빵을 먹고 난 뒤에는
빵이 먹다남긴 돈까스 조각과 감자 조각으로
부실한 아침을 보충하곤 한다.
빵을 먹는 아침은
빵에게 아침을 먹이는 것으로 시작해서 빵을 먹고
그 다음에는 빵이 남긴
부스러기를 먹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8 thoughts on “빵에게 아침 먹이기”
아파트로 이사하신 후로 확실히 실내컷이 많아지셨어요.
조명이 좋아서 그런가요? ^^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세끼 식사는 무조건 밥인 사람이라
아침을 빵으로 드시는 분들 보면 신기해요.
더군다나 연세도 있으신데 말이에요..ㅎㅎ
빵으로 식사하는 건 설거지 귀찮아서 그렇다는.. ㅋㅋ
저는 뭐 먹는 거는 아무거나 잘 먹는 편이예요.
짠 거는 잘 못먹어요.
배추가 날고 폭발하고 ㅎㅎㅎㅎㅎ
한라산 하나 만들었더니 허리 아파요. ㅋㅋ
ㅋㅋㅋ 맨날 웃기십니다.
빵에게 아침을 먹이시고…..
밥도 잘 살펴봐야겠어요.
가운데 파먹으면서 우물을 만들던가 하면 재미날 듯도..ㅋㅋ
하하…빵에게 먼저 아침을 먹인 후에 그 빵을
아침으로 잡수시는 동원님^^
잼있어요! 진짜 맛있어 보여요 꿀꺽… 음…
아무래도 우리 집 식탁의 빵은
입큰개구리과의 빵인 듯.
입이 쩍 벌리고 아침달라고 보챈다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