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나뭇잎의 집착이다.
비오는 날, 나뭇잎이
바위에 찰싹 달라붙는 것은
온통 세상이 집착 투성이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집착이 넘칠 때
나뭇잎은 그에 저항하지 않는다.
집착의 비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바위에 들러붙는다.
그러나 집착은
비가 세상을 적시고 있을 때까지이다.
나뭇잎은 몸이 마르고 바람이 불면
주저없이 집착을 내려놓는다.
마음이 쉽게 거두어지지 않고 있다면
날씨가 궂어 비가 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마음을 거두고 싶다면
애쓰지 말고 기다리시라.
날이 맑고 바람이 불면
마음도 날을 따라 가리니.
2 thoughts on “나뭇잎과 비”
낙엽은 떠나도 외롭진 않겠다.
눈물로 전송해 주는 빗님과 먼 길 함께 해줄 벗님이 있으니.
햇볕 나고 바람 불면 낙엽도 가는 길 재촉하겠지.
집착도 버리고…
미련도 버리고…
추억도 버리고…
나목이 되어버린 과거도 버리고….
집에 틀어박혀 있는 사이
오늘도 소리소문없이 비가 살짝 뿌렸더군요.
어디선가 잠깐 나뭇잎들이 집착을 키웠을 날씨였어요.
굴러다니던 나뭇잎들이
오늘 저녁은 일제히 땅에 엎드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