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근처 대형 마트에서
피자를 싸게 판다고 하여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40분이 걸린다고 하여 시켜놓고
다른 볼일을 본 뒤에 딸과 함께 들렀다.
딸이 카운터에서 말했다.
“나왔어요?”
딸은 말의 꼬리를 올렸지만
나는 딸이 올린 말의 꼬리를 슬쩍 내리 누르며
이렇게 말했다.
“야, 니가 누군지 어떻게 안다고 나 왔다고 그래.
그냥 피자 찾으러 왔다고 그래.”
딸, 우리 아버님 또 시작이시다는 표정으로
내 위아래 훑어보았다.
올린 말의 꼬리를 슬쩍 눌러가며,
아니면 말의 뜻을 전혀 엉뚱하게 비켜가며,
가끔 딸과 함께 논다.
딸이 집에 와 있는 요즘의 내 재미다.
4 thoughts on “나왔어요”
아… 듣기만 해도 상상되는 장면에요
참 이뻐요!^^
얼굴만 보고 있어도 웃음이 나오실듯요
오랜 동안 떨어져 있었던 딸이 항상 곁에 있으니…^^
두 해 뒤엔 또 보내야 하지만
옆에 있으니 지금은 마냥 좋네요.
예뻐서 그런 듯 싶기도. ㅋㅋ
말놀이, 말장난만큼 재밌는 것도 사실 그리 많지 않죠.
상대가 한두 번은 맞장구쳐줄 때 더 신나는 놀이구요.
문지도 만만치 않을 텐데, 일합을 겨룰 상대가 생겨 즐거우시겠어요.
예전에는 술마시고 있으면 노골적으로 싫어하더니
요즘은 식탁맞은 편에 앉아 이런 얘기를 받아줍니다.
저희 엄마가 야, 피곤한데 그만 아빠 얘기 받아주고
들어가 자라고 말할 정도니 저로선 그냥 예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