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인데 화요를 마셨다.
이름으로 봐선
불같이 뜨거운 화요일날 마셔야 하는 술 같았다.
13일인데 25도의 술을 마셨다.
도수로 봐선 25일로
날짜를 맞춰야 하는 술 같았다.
생전 처음 화요란 술을 마셨다.
종류가 여럿인 모양이다.
심지어 41도짜리도 있다고 한다.
날짜로 보면
31일짜리 한달에다 열흘을 보태야 하니
31일까지 있는 큰달의 다음 달 10일 정도로
날짜를 맞추어 마셔야 한다.
이미 밝혔듯이
내가 마신 것은 25도짜리였다.
사실 25도라는 도수에 약간 긴장을 했다.
도수가 셌던 옛날 소주의 쓴맛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도수가 강한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밖이었다.
술의 느낌은 정종과 비슷했다.
맛도, 세기도 모두 정종을 연상시켰다.
옆에서 혼자 마시기 심심하지 않냐며
거들어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술하고 놀 때는 혼자 놀기를 잘한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처음에는 절반 정도만 마시고 집으로 들고갈 생각이었지만
집에 올 때 손에 들려있는 것은 다 마시고 난 빈병이었다.
금요일날 화요를 마셨고
13일날 25도의 술을 마셨지만
요일과 날짜를 모두 어긋한 술도 맛있기는 여전했다.
2 thoughts on “처음 마셔본 술, 화요”
술병이 스킨로션 병 같습니다. 다음 화요일엔 마시지 마시고 한 번 살짝 얼굴에
발라보시죠. 25도의 조금 화끈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받으실지 모르죠.^^
요게 비싸서 가격은 좀 부담되더라구요. 속도 예쁘게 치장해야 하니 계속 마시는 쪽으로 가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