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냐는 말이 있다.
앞뒤가 뻔한데도 계속 거짓말로 진실을 덮으려고 할 때 쓰는 말이다.
정치인들이 특히 많이 하는 짓이다.
“나는 모르는 일”이라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모든 비리를 다 덮으려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왜 그런 짓을 하는지 갑자기 나는 궁금증이 도졌다.
당장 실험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집의 뒤쪽 베란다로 나가 손으로 하늘을 가려 보았다.
아니, 이거 뭐야, 간단하게 가려지잖아.
이러니 정치인들이 무슨 비리만 저지르고 나면
거짓과 발뺌을 일삼으며 하늘을 가리려 드는 거구나.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가린 것은 하늘이 아니라
사실은 내 작은 눈과 시야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손바닥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으면서
하늘을 가렸다고 생각하는 족속들이다.
그들이 가렸다고 생각하는 푸른 하늘로
가끔 덩치큰 비행기가 날아가곤 한다.
그 큰 비행기도 하늘을 날아갈 때면
종종 하나의 작은 점이 되어 사라지곤 한다.
손바닥으로는 내 눈 하나 겨우 막을 수 있을 뿐
하늘은 그 무엇으로도 가릴 수가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세상에서
베란다에서 내다보는 하늘은 오늘도 여전하다.
2 thoughts on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올해는 굵직한 선거가 계속 있고, 특히 정권 교체기라 이런 말 어느 때보다 많이
듣게 될 것 같은데요. 근데, 생각보다 손이 고우시군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고 들면 하늘이 하품할 듯 싶어요.
구름이 하늘의 하품인지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