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내린 커피의 표면엔
종종 기포가 잡혀 있었다.
커피는 숨결을 표면으로 올려
자신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내게 알렸다.
그때부터 커피를 마시면
그것은 커피를 호흡하는 일이었다.
적당히 쓴 검은 빛의 호흡이었다.
커피의 호흡은
허파가 아니라 위장으로 내려가
몸으로 흡수되었다.
호흡의 파장은 아주 길어
그 날 밤은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았다.
커피를 가운데 두고
건너편에 누군가를 두면
그 사람과도 호흡을 나누는 듯했다.
커피는 두 사람의 호흡을 이어주는
독특한 호흡을 갖고 있었다.
4 thoughts on “커피의 호흡”
정말 커피의 숨소리가 들리네요. ㅎ
커피의 숨소리는 항상 고요하고 깊어요. ㅋ
기포가 많이 생기는 게 신선한 원두란 말을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그게 커피의 힘찬 숨결 때문이었군요.
오늘 커피 호흡론은 Science지에 발표해도 좋을 만큼 재밌는 발견입니다.^^
커피를 내릴 때보면 처음 떨어지는 커피는 구슬처럼 굴러다니더라구요. 그것도 언제 한번 찍어보고 싶어요. 그렇게 경쾌한 것이 커피였다는 것이 신기하거든요. 커피는 여러모로 재미난 구석이 많은 식품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