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의 햇볕은 너무 높이 있었다.
어디나 햇볕이 지천인 듯 했지만
겨울의 바깥 세상에선 어디서나 손이 시렸다.
햇볕은 곁으로 다가선 듯했지만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보이기는 하나
손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어
내 것이 아닌 축복같았다.
창으로 들어온 빛은
복도를 따라 낮게 엎드리더니
온기로 덮인 등을 사람들에게 내밀었다.
그 등에 몸을 싣고 서 있으면
사람들은 온몸이 따뜻했다.
햇볕은 가장 높고도
또 가장 낮았다.
가장 높고 멀리 있는 것이
가장 낮게 사람들 앞에 엎드릴 때
그곳에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있었다.
2 thoughts on “복도의 햇볕”
햇볕이 때와 장소를 차별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 순간 그곳에서만큼은 가장 따뜻하고 안온했을 것 같습니다.
배타고 들어가던 시절에 한번갔었는데
정말 오랫만에 소록도 간 것 같아요.
들어가기 편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더라구요.
날씨는 좋았지만 그래도 겨울이라 쌀쌀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복도의 햇볕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