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바깥의 무지개를 걷어다
터널 깊숙이 걸어놓았다.
그때부터 터널을 드나드는 모든 이들이
언제나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비가 그치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던 무지개가
터널 안에 언제나 걸려 있었다.
하지만 터널은 속도의 세상이었다.
보다 빨리가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망이 모이자
그 끝이 송곳처럼 산을 파고 들어가 터널을 뚫었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풍경을 잃는 대신 속도를 얻었다.
하지만 그 빠른 속도의 세상을 가는 동안
우리는 어둠의 지배를 받아야 했다.
모두가 그 어둠의 지배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였다.
바깥에선 무지개가 뜨면
언제나 걸음을 멈추었지만
어둠이 지배하는 속도의 세상에선
언제나 무지개가 걸려 있어도
아무도 무지개 앞에서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그곳은 무지개는 있지만
등을 미는 속도에 쫓겨
무지개를 허겁지겁 지나쳐야 하는 세상이었다.
무지개가 떴는데도
누구도 희망을 꿈꿀 시간이 없었다.
6 thoughts on “터널과 무지개”
터널 안의 무지개는 탄식 조차 못하고 걸려 있네요
터널에 딱 걸린 무지개 미모인걸요^^
이뻐요..무지개
요게 서울로 올라오는 터널에만 있는 것도 같고 그래요.
올라오다 분기점을 잘못 지나쳐서
고속도로에서 한 10m 가량 후진을 했는데
땀이 삐질삐질 나더라는.
터널이 길어서 무지개 여러 개 떴더라구요.
잘 보고 갑니다.
저는 도토리님이 동원님 동원님 하길래 누구신가 했더니
김선생님이셨군요.
잘 지내시죠. 가끔 들리겠습니다.^^
누옥에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얼굴 그림만 아니었어도 계속 숨어있을 수 있었는데.. ㅋㅋ
운전하지 않는 자유인만이 얻을 수 있는 장면이네요.^^ 빠르게 지나치던 터널이
막혀 가끔 천천히 갈 때가 있는데, 여기가 이런 곳이었나 하는 느낌이 들곤 하죠.
터널 묵상도 좋군요. 안성은 눈이 많이 와 이따 올라갈 일이 걱정입니다.^^
딸도 운전면허를 딴다고 해서
그럼 이제 여행가면 갈 때는 엄마가 하고 올 때는 네가 하고
나는 계속 거저타고 다닐 수 있는 거냐고 했더니
나는 빼놓고 둘이 가겠다고 나오네요.
1km마다 무지개 조명을 해놓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눈이 좀 어지럽더라구요.
그냥 캄캄하게 가는게 좋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