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사진 두 장 그리고 그 사이에 끼워놓은 이야기
억새와 바람
억새는 희고 고운 손가락을 가졌다.그 손으로 억새는 주변의 바람을 모두 불러모은다.손짓은 다급하기 이를데 없다.억새가 부르면 어느 바람도 그 손짓에 저항하지 못한다.바람은 일제히 […]
달을 거슬러 집으로 돌아오다
강변북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보름 때인지 달이 둥글고 크다.유난히 커서 정월 대보름이 다가왔는가 싶다.길옆의 도로표지판은 집으로 가려면 동쪽으로 가라고 하는데둥근 달은 서쪽으로 흐른다.우리도 […]
낮과 밤
그의 이름은 후(侯)이다.그는 낮과 밤이 완연히 다르다.낮엔 며칠 세수도 안한 모습으로꼬질꼬질하기 이를데 없지만밤엔 앞으로는 짙은 어둠의 가면을 쓰고뒤로는 몸의 윤곽을 따라 흐르는빛의 […]
어린 시절, 우리들의 자동차
어린 시절의 우리는 신비롭기 그지 없었다.엔진도 필요없고 길도 필요 없었다.우리는 그저 뼈대밖에 없는 자동차에 올라타고도얼마든지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우리들의 입은 그대로 엔진이 […]
옷을 입었을 때와 벗었을 때
눈이 온 날 나무는흰빛 고운 옷 한벌 걸친다. 잎을 털어내고 나면 나무는온겨울을 내내 알몸으로 보낸다. 나무는 벗었을 때보다입었을 때의 맵시가 훨씬 좋다.
커피 슬리브
안녕, 나야, 커피 슬리브.응? 내가 누군지 모르는 눈치인데.왜 그 있잖아,테이크아웃하는 커피점에서종이컵에 커피를 담아줄 때컵이 뜨거우니까 뜨겁지 말라고컵의 허리에 둘러주는 종이 쪼가리.그게 바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