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단풍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0월 29일 경기도 하남의 남한산성에서

그것은 붉게 타오는 불길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불길 속에서도 타죽지 않았다.
그저 황홀했을 뿐.
나 죽거든 꼭 화장해라.
이미 죽었으니 고통을 모를 것이며,
훨훨 불길이 오를 때 가을숲을 걸어가듯
그저 황홀할 것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0월 29일 경기도 하남의 남한산성에서

3 thoughts on “붉은 단풍

  1. 풍성한 단풍이 어찌 이리도 잘 익은 포도송이를 닮았는지요.
    홍엽이 잔뜩 열린 나무, 정말 불타는 것처럼 화려하기가 그지없군요.

    1. 언제 가을을 한계절 몽땅 하나도 놓치지 않고 주워담아 놓고 싶은데
      이번 가을도 그저 하루 담아놓고는 끝나가는 듯 싶습니다.
      아쉽지만 또 내년을 기약하며 지나가는 군요.

    2. 오늘 낮에 고골로 해서 북문-서문까지 갔다왔는데,
      단풍이 좋긴 해도 이런 단풍은 쉬 눈에 띄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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