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은 살아서 숨쉰다.
뻘의 호흡은 알고 보면
그곳에 있는 온갖 생명체들의 호흡이다.
그곳에 사는 조개의 호흡이 뻘의 호흡이 되고
또 그곳에 사는 게의 호흡이 뻘의 호흡이 된다.
뻘의 호흡은 미세하여
작은 미생물의 호흡에게까지
그 호흡이 확대된다.
그런 면에서 뻘의 호흡이란
뻘에 살면서 생명을 영위하는
온갖 생명체들의 호흡을 모두 한데 묶어 가리키는
호흡의 총칭같은 것이다.
도시에도 뻘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곳이 있다.
그것은 시장이다.
시장도 뻘처럼 숨을 쉰다.
그곳에서 장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호흡이
시장의 호흡이다.
시장의 호흡도 야채 장사 아주머니,
어물전 아저씨, 떡집 총각의 호흡을
모두 한데 묶어 가리키는
호흡의 총칭 같은 것이다.
사람들이 가끔 시장에서
살아있는 생명감을 느낀다는 것은
뻘과 마찬가지로 시장도
그 총칭으로서의 호흡을 하며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6 thoughts on “뻘과 시장의 호흡”
숨을 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저마다 홀로 숨을 쉬는 생물들은 없겠지요?
‘호흡’은 조화입니다. 공생이며 공존이며 너나들이 하는 것들 모두
호흡을 할 수 있다는 것, 호흡할 수 있는 법을 배운다는 것,
불규칙한 세상 규칙적인 호흡으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우리가 숨을 쉬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이 글, 울림이 큽니다.
백화점이 깔끔하긴 해도 생명감을 느껴본 적은 없은 것 같아요.
아마도 거대 자본의 억압이 암암리에 그 생명감을 거두어간게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이번 달에 마종기 시인의 시 한편을 읽다가 얻은 생각입니다.
바다보다 산을 많이 가는 편인 제겐 뻘의 구멍들이 등산 스틱 자국 같아 보이는군요.^^ 암사시장은 아케이드형 지붕부터 가지런히 단장한 간판들까지, 값이나 신선도는 알 수 없어도 웬만한 마트보다 좋아보이구요. 출출할 때 저 시장 들러 주전부리 하면 좋겠습니다.
엄청나게 큰 시장이어서 둘러보면서 구경하는 것도 재미나더라구요.
가끔 한강가거나 올 때 들러서 이것저것 사먹기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뻘도..시장도 숨쉬기가 쉽지 않는가 봐요.
뻘밭은 오염으로..시장은 경기가 얼었으니..
뻘은 인간들의 쓰레기로 숨통이 막히고..
시장은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자본주의 사회가 숨통을 막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