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Finder라고 하는 인터넷의 한 사진 동호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내가 Finder를 좋아하는 것은
이 동호회가 사진의 기술적 측면보다
사진을 대화를 이어주는 일종의 매개체로 즐긴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대화는 재미나고 즐겁다.
그 중 하나를 옮겨본다.
eastman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첫글은
내가 사진에 곁들여 처음 올린 글이다.
eastman(2006년 11월 5일 오후 1:42): 어제 초등학교 동창회를 강화도에 와서 사는 동창집에서 한 덕에 강화에 다녀왔습니다. 철새들의 집단 군무가 아주 인상적이더군요. 천수만 쪽으로 한번 나가보면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새들이 꼭 삼각편대로 나르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요렇게 나를 때 가장 멋지더군요.
inkeon(2006년 11월 9일 오전 3:44): 아마 두목이 무척 존경받는 멋진 새인 듯 합니다. 저렇게 질서정연하게 나르다니…
재미있고 멋진 프레이밍입니다.
east iris(2006년 11월 9일 오전 4:13): 아… 아래서 세번째 새가 속도가 떨어져서 균형이 깨질라고^^;; 멋진 사진 잘 봤습니다~
Mactive(2006년 11월 9일 오전 9:27): 철새가 이동할 때, 제일 앞자리는 공기의 방해가 커서 체력소모가 가장 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명이 지치면 뒤에 있던 철새가 제일 앞으로 이동하고 체력빠진 제일 앞에 있던 새는 공기의 방해가 덜한 제일 뒤로 가서 쉬고…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서 여행을 한다고 하더군요… 레이싱 만화보면 상대방 차의 뒤에 딱 달라붙어서 가면 공기의 방해도 적고 연료도 적게 닳는다는 재밌는 내용이 있는데 그것과도 비슷한 거 같습니다..^^
미르(2006년 11월 9일 오후 1:13): 자전거나 마라톤도 그런다죠?
이 글의 조회수를 보면 100여회.
중복된 조회를 고려하면 한 80명 정도가 보지 않았을까 싶다.
80명 정도가 한자리에 모였다고 생각하면
그건 대화를 위한 자리는 아니다.
그러니까 80명은 대화의 인원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선 80명이 장소와 시차를 달리하여 스쳐가는데도 대화가 된다.
즉 우리 모두 제각각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사진을 보고 댓글을 쓰고 있었지만
이 글타래를 읽을 때마다 나는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는 기분이다.
내게는 바로 이 대화가 인터넷의 가장 큰 매력으로 보인다.
지금은 떨어져 있고, 다른 시간에 있어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대이다.
그 대화가 재미나면 더더욱 즐겁기 마련이며,
나는 많은 인터넷의 모임 중에서
파인더에서 종종 그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