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나는 것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다.
바닷가에 갔을 때면 갈매기가 나는 것을 보았고,
근처의 미사리 한강변에 나갔을 때는
강변의 모든 새들을 긴장시키며
매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도심에 들어갔을 때는 비둘기가 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줄을 지어 날아가는 철새의 느낌은 그와는 사뭇 다르다.
그런 느낌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철새는 날아가고 있다기보다
사실은 길을 가고 있다.
하늘을 훨훨 날며 비상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기보다
우리들이 아픈 다리를 끌며 한걸음 한걸음 삶의 길을 내딛듯이
철새도 그렇게 길을 가고 있다.
철새는 나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 삶이란 것을 알려준다.
우리들이 하늘을 나는 철새에게서
철새들이 찾아가는 따뜻한 남쪽 나라나
북쪽의 어느 시원한 호수를 함께 떠올리는 것도
철새들에게서 그곳까지 가는 멀고 먼 발걸음을 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들도 지상에 붙박혀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삶의 여정을 따라 하늘을 날고 있다.
철새를 올려다 볼 때마다
그 동질감이 철새로부터 우리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하루하루,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으며 살아간다는 건
그러고 보면 철새의 길 만큼이나 아름다운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어제 하루가 한번의 날개짓이었고,
오늘 하루가 또 한번의 날개짓이며,
내일 하루도 또 한번의 날개짓이다.
우리도 그렇게 하늘을 날아 길을 가고 있다.
7 thoughts on “철새, 길을 가다”
갑자기 미사리에 가고싶은 충동이
설살적에 정말 자주갔었거든요.
자유로운 철새떼
곱게 담으셨습니다.
미사리가 요즘 굉장히 좋아졌어요. 조정경기장 너머 한강쪽으로 나무숲이 빽빽하게 들어찼거든요. 버려지는 나무를 그곳에 모아놓은 건데 나무가 많으니 상당히 좋더라구요.
저렇게 제 길을 몇 천번의, 몇 만번의 날개짓으로 날아가고 있는 철새들에게
철새 정치꾼이란 말을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군.
뭐, 철새들 사이에도 정치는 있겠지.
정치는 모르겠고 勢 싸움은 있는 모양이더라.
우리 삶 하루 하루의 날개짓이 씩씩하고 아름답기를..^^
올해도 벌써 많이 날아왔으니 잠시 휴식도 갖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