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그녀가 내게 원했죠, “사랑해”라는 속삭임을.
그래서 난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죠, “사랑해”라고.
그러자 부드러운 바람이 일어나
냉큼 그 말을 싣고 그녀의 귓속으로 날라다 주었어요.
바람이 실어다준 그 속삭임은 이내 그녀의 몸 속으로 녹아들었어요.
오, 놀랍더군요.
난 우리가 공기를 들이쉬며 숨을 쉬는 줄 알았는데
그녀는 사랑해라는 속삭임으로도 숨을 쉬더군요.
그녀는 그렇게 숨을 쉴 때마다 환하게 웃었죠.
사랑해라는 속삭임은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를 만들어 냈어요.
하지만 그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무슨 커피마시듯
하루에도 몇번씩 사랑해를 입에 올렸다 내렸다 한다는 서양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그게 그렇게 자주 속삭이다 보면
커피 마실 때 큰 감흥이 없듯이 그 속삭임도 무덤덤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인데
그 속삭임이 무덤덤해진다는 건,
아마도 바람이 그 말을 한 쪽 귀로 전해주는 것은 여전한데
이젠 그 말이 몸속으로 녹아들지 않고
다른 쪽 귀로 곧장 새나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만약 그렇다면 아주 손쉬운 방책이 있어요.
일단 먼저 예전처럼 한 쪽 귀에 대고 사랑해라고 속삭이는 거예요.
그 다음엔 그 말이 다른 쪽 귀로 새나가기 전에
잽싸게 반대편 귀가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그 쪽 귀에 대고 사랑해를 다시 한번 더 속삭이는 거예요.
그러면 저 쪽 귀로 들어간 사랑해라는 말과
이 쪽 귀로 들어간 사랑해라는 말이
그녀의 속에서 뒤엉키지 않겠어요.
그러면 나의 사랑해라는 속삭임은
그녀의 몸을 여기저기 맴돌며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그녀의 심장이나 허파는 물론이고
그녀의 몸 세포 하나하나에 소문을 퍼뜨리고 다닐게 틀림없어요.
그 정도면 그녀가 그 속삭임을 들을 때마다 웃지 않을까요.
사실 사랑해라는 속삭임이 무덤덤해질 때면
삶도 우울해지고 슬퍼질 것 같아요.
그러니 그때쯤 사랑해라는 속삭임이
그녀의 한 쪽 귀로 들어가 다른 쪽 귀로 곧장 흘러나가지 못하도록
한 쪽 귀에 대고 속삭인 다음에는 잽싸게 다른 쪽 귀로 자리를 옮겨
그 말을 다시 한 번 속삭이는게 좋을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항상 사랑해라는 속삭임은 짝수로 해야 해요.
이쪽 귀에 한 번, 저쪽 귀에 한번, 그렇게.
물론 제 방법에 대해 딴지를 걸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우선 너무 낯간지럽지 않냐는 사람이 있을 거 같아요.
낯간지러운 건 사실이지만 그럼 겸연쩍게라도 웃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이게 생각보다 많은 예상치 않은 돌발적 웃음을 가져다 줄 수 있어요.
웃는 건 역시 좋은 일 아닌가 싶어요.
또 어떤 사람은 그것도 세월가면 결국 무덤덤해지지 않겠냐고 말할 거 같아요.
근데 그런 얘기를 접하면
우리가 그렇게 오래 살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10 thoughts on “사랑의 맴돌이”
사진이 예술이네요… 아내에게 여길 갈켜주면 안되겠습니다. 흑…
맨날 저의 사진은 적나라 하게 다 나온다고 구박먹어요….
참 아래 클릭해 보면 도메인의 가치를 평가해 준답니다. 백만원이 넘으셨어요~~
http://www.names.co.kr/service/dna.html?domainz=blog.kdongwon.com&x=42&y=10
그게 시간마다 틀리는 것 같더라구요.
어떤 때는 몇천원이구….
예전엔 이걸 leapfish.com이란 곳에서 했었는데
플레이보이닷컴이 달랑 90달러가 나와서 사람들과 함께 많이 웃었던 기억이예요.
그냥 웃어나 보라고 만든 거 같아요.
동규씨 안사람이야, 뭐, 사진을 찍으면 이게 사진을 잘 찍은 건지, 아님 미모의 얼굴을 찍어서 잘 나온건지 헷갈릴 정도의 출중한 미모인데 무슨 그런 소리를…
김동원님은 충분히 그렇게 하셨을거라 생각하고 상상해보니 참 재밌네요.^^
전 갑자기 좀더 찐한 생각이 들었어요.
온몸에 키스마크를 진하게 새겨주는거에요.^^
이거 볼때마다 내 생각해야돼? 하면서.
그래서 가끔 그런 연인들이 있었나봐요.
전 아직 못해봤어요.^^
부부 사이에서야, 뭔짓을 못할려구요.
근데 자국은 조심해야 해요.
나중에 맘 변하면 어쩌려구요.
이게 좀 폐단이 있어요.
귀에 대고 말을 할 때마다 저를 막 굴린다는 거…ㅎㅎ
왜냐면 한 쪽 귀에 대고 말한게 다른 쪽 귀로 새어나가면 안된다고
재빠르게 다른 쪽 귀에 해야 된다며 저를 굴려요.
자기가 재빨리 움직이면서 하면 될텐데 말이예요…ㅎㅎ
이게 글로 읽으면 상당히 로맨틱한데 실제로 하면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플 정도예요.
가을소리님도 한 번 해보세요. 너무 재미나요^^
^^
딴지 걸일 아닙니다..너무 부럽습니다.
어젯밤에 바람 넘 불었는데..
휴일..거칠게 불던 바람이 잦아들었습니다.
행복한 휴일 보내시기를요..~~~
^^
날씨가 많이 추워질거라고 했는데 그래도 생각만큼 춥지는 않네요.
즐거운 날이 되시길.
이 글을 내 남친도 읽어야되는데…-_-;;
올해는 남친 시대를 마감하고 남친의 소유권을 등기해 두심이…
흐흐흐…소유권 등기라…올해는 구워삶아야하긋네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