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y Rider를 끝까지 보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역시 중간에 나오는 잭 니콜슨과 데니스 호퍼의 대화이다.
George Hanson: You know, this used to be a hell of a good country. I can’t understand what’s gone wrong with it.
Billy: Man, everybody got chicken, that’s what happened. Hey, we can’t even get into like, a second-rate hotel, I mean, a second-rate motel, you dig? They think we’re gonna cut their throat or somethin’. They’re scared, man.
George Hanson: They’re not scared of you. They’re scared of what you represent to ’em.
Billy: Hey, man. All we represent to them, man, is somebody who needs a haircut.
George Hanson: Oh, no. What you represent to them is freedom.
Billy: What the hell is wrong with freedom? That’s what it’s all about.
George Hanson: Oh, yeah, that’s right. That’s what’s it’s all about, all right. But talkin’ about it and bein’ it, that’s two different things. I mean, it’s real hard to be free when you are bought and sold in the marketplace. Of course, don’t ever tell anybody that they’re not free, ’cause then they’re gonna get real busy killin’ and maimin’ to prove to you that they are. Oh, yeah, they’re gonna talk to you, and talk to you, and talk to you about individual freedom. But they see a free individual, it’s gonna scare ’em.
Billy: Well, it don’t make ’em runnin’ scared.
George Hanson: No, it makes ’em dangerous.
George Hanson: 한때 이 나라는 정말 좋은 나라였는데.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
Billy: 다들 겁먹어서 심지어 이류 호텔에도 못들어 갔잖아. 2급 모텔조차도. 우리가 그렇게 위협적인가? 사람들은 우리들이 자신들의 목이라도 자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사람들은 겁을 먹고 있어.
George Hanson: 사람들은 너희를 겁내는게 아냐. 사람들은 너희의 모습에 겁을 내고 있는 거지.
Billy: 그래봤자 우리의 모습이란게 머리를 잘라야할 필요가 있는 장발이란 거 뿐이잖아.
George Hanson: 그렇지 않아. 사람들에게 너희의 모습은 자유를 의미하지.
Billy: 자유가 뭐 어때서? 모두가 자유에 대해 떠들잖아.
George Hanson: 그래 그건 아무 문제가 없어. 하지만 자유에 대해 떠드는 것과 자유로운 것은 큰 차이가 있어. 일상적인 삶 속에선 자유롭게 살기가 매우 어려워.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그들은 자유가 없다고 말해선 절대로 안돼. 그랬다간 그들이 자신들이 자유롭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덤벼들거야. 아마도 개인의 자유에 대해 떠들고, 떠들고, 또 떠들거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들은 자유로운 사람을 보면 겁을 먹지.
Billy: 그럼 겁줘선 안되겠군.
George Hanson: 물론이지. 그럼 위협을 느끼거든.
미장원에 갈 때마다 미용사가 꼭 하는 말이 있다. “아니, 머리를 이렇게 길러도 집안에서 가만있어요?” 내가 미장원에 가는 것은 1년에 두세 번 정도인 것 같고, 그때마다 머리의 길이는 미용사가 같은 질문을 한번도 거르지 않고 반복할만큼 충분한 길이로 자라있다. 나는 그냥 웃고 만다.
머리기르는 것이 그렇게 큰 자유는 아닐 것이다. 그건 그냥 아주 작은 자유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 작은 자유는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집안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이다. 어머니가 가장 불편해 하신다. 긴머리에 더부룩한 수염이 가세를 하면 어머니의 심기는 더더욱 불편해진다. 그건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딸은 그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통 아이들은 수염이 덥수룩한 사람을 보면 신기한 동물처럼 시선을 힐끗거리지만 우리 딸은 전혀 그런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매일 그런 아빠를 보았던 관계로 그런 모습에 익숙해져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우리 딸은 아빠의 작은 자유에 불편함이 없었던 셈이다.
나는 그냥 머리를 한동안 그대로 방치하는게 편해서 아무 생각없이 머리를 기르는 것 뿐이지만 어떤 사람은 그걸 불편해하고, 어떤 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사는 것도 그렇다. 어떤 사람은 내일의 불안이 아주 신경이 쓰여 그 안정을 담보받으려 오늘을 가져다 바친다. 보험은 그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그래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보험이다. 내일은 내일에 가만히 서 있는데 어떤 사람은 그걸 오늘로 가져와 불안해 한다. 불안해 하는 것까지는 좋다. 또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불안을 오늘의 자유를 가져다 바치며 해소하려는 것은 나로선 이해가 가질 않는다.
자유란 알고 보면 사람들이 편안해 하는 것에서 구속을 보고, 반대로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에서 그 구속을 털어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유란 알고 보면 안정 속에서 구속을 보고, 불안 속에 자유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웃기는 것은 머리는 기르고 살고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났을 때 나도 자유에 대해 떠들고 있을 뿐, 정작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느낌이 너무 확연했다는 것이다.
나도 참 괜찮았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잘못된 것일까.
5 thoughts on “Easy Rider”
남자들의 장발에서도 고민이 있을 수 있겠군요.
대체, 누가 남자니깐, 여자니깐…으로 규정 지었는지..^^
알고 보면, 참 우스워요, 인간 사는 게요.
우주 멀리서 보면, 그저 아미노산에 불과한 생물일 뿐인데 말예요.
요즘도 사진 찍나요?
이젠 컬러가 없는 온통 그레이…
조병화 시인은 겨울을 이렇게 표현했지요.
“한 고비 깊게 쉬는 거”
케롤이 들리기 시작하는 거리
연말이 곧-이네요.
참 빨라요, 시간 ^^
제 글<여자와 미장원>에 트랙백이 걸렸길래 들어와서 댓글란을 채웠더니?
댓글을 등록할 수 없다-는 경고가 떠서, 이 곳으로 댓글을 옮깁니다.
^^;
아니, 댓글을 달 수 없는 그런 일이요?
살펴봐야 겠네요.
남자들은 머리 기르기가 아주 어려운 세상이죠, 울나라는.
저는 그냥 꿋꿋하게 기르고 산다는…
살펴봤더니 댓글 쓰기가 잠겨있네요.
아마 예전에 댓글 스팸이 들어와서 잠가 버린 것 같아요.
죄송.
이리로 옮겨놓았습니다.
감히 말씀드리면 지금 충분히 자유로우십니다.
물론 자유란 양으로 잴 수 있는게 아니어서 다분히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괜찮았었는데’라고 과거형으로 말씀하지 않으셔도 될것 같아요.
저도 이지라이더를 10여전에 보긴 했는데 지금 남아있는 기억이 거의 없네요. 그 당시는 꽤 감동적으로 봤다고 생각했는데 기억을 갉아먹는 벌레가 머리속에 사나봅니다. 오토바이와 장발, 그리고 데니스 호퍼만이 빙빙 도네요.
피터 폰다와 데니스 호퍼, 잭 니콜슨이 마을의 식당에 들어갔다가 사람들의 질시어린 시선을 이기지 못해 그냥 그곳을 나온 뒤 숲에서 나누는 대화 장면이죠. 그들이 안스럽고 측은해 보였어요. 예전에는 그 장면에서 세상을 빈정거리며 분노했었죠. 그러니까 예전에는 나도 그들과 한패거리였는데 이번에는 어찌된 일인지 세상 속에서 그들을 들여다보고 있는 거예요. 빈정거림과 분노는 적극적 자유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안스러움과 측은함은 자유가 수축되고 소극적일 때 나오는 것이라서 왠지 그런 내가 슬펐어요. 하긴 뭐, 이 영화의 또다른 제목이, 그러니까 외로운 사람들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