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10월 8일 강원도 강릉의 연곡해변에서
동해의 어부가 투망을 던진다. 연곡천과 동해 바다가 만나는 곳이다. 영진항의 한켠에서 뻗어나온 모래톱과 연곡해변을 달려온 모래톱이 그 사이를 비워 물길로 내주고 있었다. 바다와 천이 만나는 그 모래톱과 톱 사이에서 어부는 항쪽의 모래톱에 자리를 잡았다. 어부는 재두루미처럼 꼼짝않고 기다리다 마치 부리로 수면을 찍듯 투망을 던졌다. 바다에선 햇볕이 반짝거리며 물결을 타고 떼로 몰려다니는 날이었다. 잠시 민물을 엿본 바다의 햇볕이 그물에 잔뜩 걸려 올라오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잔잔한 민물 속으로 구름도 내려와 있어 햇볕 대신 구름이 걸려 올라올 수도 있는 날이었다. 햇볕도 구름도 낚이지 않았다. 햇볕과 구름은 어디나 흔했지만 쉽게 낚이질 않았다. 그래도 어부는 만족스러웠다. 물고기가 햇볕처럼 반짝거리며 걸려들면 마음의 즐거움이 구름처럼 부풀어 올랐다. 물고기는 햇볕이고 또 구름이었다. 어부는 물고기를 건져내며 햇볕도 구름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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