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0월 24일 서울 성신여대 입구에서
가끔 우리는 불꺼지지 않는 거리를 배회하며 끊임없이 술을 마셨다. 술로 밤을 밝혀 아침을 맞기도 했다. 술은 우리 속의 얘기를 끊임없이 꺼내 주었다. 우리 속에 그렇게 많은 얘기가 들어 있다는 것을 술을 마실 때만 알 수가 있었다. 그렇게 술을 마시는 우리는 알 수 있었다. 얘기들이 우리 속에 갇혀 답답해 한다는 것을. 술이 식도를 넘어가고 나면 우리의 속에 움추리고 있던 얘기들은 바깥으로 나갈 용기를 냈다. 얘기들이 술로부터 얻는 그 용기의 힘을 어떤 사람들은 술기운이라고 불렀다. 우리 속의 얘기들은 그 기운 없이는 바깥을 나오질 못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마신 날엔 얘기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잊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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