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1월 22일 우리 집에서
고양이가 상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고양이는 지금 택배의 기분을 맛보는 중이다. 우리는 택배는 좋아하지만 택배가 어떤 기분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고양이는 택배 상자 속에 몸을 집어 넣는 것으로 가볍게 택배를 체험한다. 그리고 그 체험으로 택배의 기분을 맛본다.
택배를 꺼내고 나면 속이 텅 비는 것 같아도 상자 속엔 택배의 기분이 잔음처럼 남아 있다. 속을 채웠던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맛도 다르다. 이번에는 어떤 기분이 남았을까 궁금해 하며 고양이는 택배가 올 때마다 상자 속에 몸을 담그는 것으로 그 기분을 맛본다. 택배는 우리 것이고 택배의 기분은 고양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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